<직격인터뷰> "盧 과열 추모, 후진국 현상"
"‘진보친노좌파진영´ 논객들, 공개적으로 내 칼럼 비판해 보라"
[2009-05-27 18:25:22]
소위 진보논객이 휩쓰는 ‘인터넷 강호’에 이른바 보수우파진영에서 특히 각광받는 젊은 논객이 이번에 제대로 사고(?)를 쳤다. ‘문제적’그의 칼럼이 게재된, 인터넷 신문사는 네티즌 폭주로 홈피가 마비되고, 강호에 떠도는 논객들의 일전을, 설전(舌戰)을 하이에나 못지않은 게걸스러움으로 탐식하는 인터넷 언론사들은 앞다퉈 이 젊은 논객의 도발적 주장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보도하기 바빴다.
그 결과로 그는 그가 ‘공공의 적’으로 간주하는 거대 포털사의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기자가 기억하기로 이번만큼 이 젊은 논객의 발언이 이렇듯 큰 파장을 낳은 적은 없었다.
이 논객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보.친노.좌파진영의 대표적 논객들은 내 칼럼이 무엇이 틀린지, 내 주장의 오류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보라”며 또 다른 도발적 주문을 했다.
그는 참여정부시절 검찰 수사로 자살한 이들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극도의 미화행태를 보이고 있는 언론사들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솔직히 기자라면 그가 지목한 ‘한겨레’신문의 논설위원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 입장에서 이보다 더 곤혹스러울 순 없을 것만 같다.
인터넷 강호를 주름 잡는 소위 진보논객들에게 “네티즌 뒤에 숨지 말고 공개적으로 나와 토론하자”고 덤벼든 변희재.
"측근 안위만 걱정했던 조폭 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또 진보논객과 언론매체들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질타하며 종내는 언론개혁를 부르짖는 그의 말을 들어보았다.
- 칼럼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혹시 신변에 위협은 없었나.
변희재 : 사무실로 전화가 좀 온다. 위협까지는 아니고, 아무튼 항의전화가 자주 온다. 그런 일 한 두번 겪는 것도 아닌데 신경 안쓴다.
-‘조폭 보스...’운운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더라.
변희재 : 그것은 말하자면 정치적인 평가다. 노 대통령이 자살을 했든 안했든 나는 시종일관 영남민주화세력 패거리들의 이권만을 위해서 일했던 대통령이라고 본다. 유서 내용만 보더라도 조작이라는 말들이 많은데, 공개된 내용으로만 볼 때 자기와 가까운 사람의 안위만 걱정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평소 정치행태처럼 전체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아닌 자기 정치 세력을 위한 보스 역할만 해왔던 그대로 가고 있는 거다. 정치적 평가니만큼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본다.
-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죽음에 대해 "남상국 사장은 비리 저질러 쪽팔려서 자살한 놈"이라며 매도했던 진중권씨의 이중성을 질타했다. 왜 그가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하나.
변희재 : 진중권은 황석영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금붕어다. 논객은 논리를 기반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물론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조금 말이 바뀔 수는 있다고 보지만, 저건 도저히 정상적인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다고 본다. 제정신이 아니지 않나. 정상적인 상태에서 나온 논리적 판단이 아니고 대단히 감정적이고 분명 이해관계가 크게 얽혔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진중권이 논객이라면 지금까지 써왔던 글에 대해 해명을 해야 되는데, 해명은 하지 않고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정치투쟁을 선동할까만 고민하는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이미 논객을 포기한 행위다. 거의 정치꾼이 됐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내가 추측한 바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중권은 노 정권과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사람이고, 자격도 없이 한예종에서 강의를 하고 4천만원을 받았다. 그것도 노무현 대통령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자기에게 정치적 이권을 줬던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불리해 보이는 사람이 자살할 때는 조롱하고 모독하고 이런 모습은 논객이 아닌 3류 정치인의 행태에 불과하다.
- 진중권씨가 언론으로부터 선호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변희재 : 일단 발언이 대단히 선정적이기 때문에 클릭수가 높다는 것이 1차적인 이유라고 본다. 2차적으로는 진중권을 특히 젊은 기자들이 선호하는데, 이 젊은 기자들은 제대로 된 진보좌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어설픈 진보의식, 그냥 조건반사적으로 ‘아, 이게 진보고 기자라면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는 거다. 한마디로 학습부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노무현 정권 내내 안티조선 논리, 언론개혁 논리가 무턱대고 조선일보 반대하고 보수신문을 반대하는 것이 진보라는 아주 단순한 논리가 확산돼 있는 것 같다. 어떤 기자든 어떤 사람이 발언을 했을 때 진위를 파악하고 인용해야 한다. 젊은 기자들은 특히 진중권 발언에 대해서는 진위를 전혀 따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황석영이 이문열이 싫어 <안티조선>을 했다, 이거는 허위 사실인데 기자라면 당연히 이 발언 진위부터 파악하고 인용해줘야 하는 거다. 진중권은 글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 사람의 과거 주장과 비교, 분석해서 인용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안한다. 요즘 기자들은 확실히 학습부족, 실력부족, 기자로서 자질부족이다.
-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네티즌들의 비하, 인신공격성 발언이 엄청나다. 어쩔 건가.
변희재 : 네티즌들이 자기 의견들을 뱉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 전혀 신경 안 쓴다. 문제는 기자들의 보도 행태다. 내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평가도 있었지만 언론의 보도 문제를 짚었던 거다. 한겨레신문 등 일부 언론들의 입장이 바뀐 부분, 그것을 언론사 기자들이 그것을 잡아 비교분석해 보도해 줘야 하는데, 단순히 내가 했던 발언 가지고 네티즌 공격을 유도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 역시 기자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 거다. 네티즌의 반응이 증폭되는 이유도 다 기자 때문이라고 본다.
- 방송과 언론 주도의 추모 분위기가 권위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변희재 : 그렇다. 권위주의다. 후진적 권위주의다. 열심히 살다가 죽었다고 해도 각자 할 일을 하면서 추모하는 거다. 그런데 비리수사 받다가 자살한 대통령 임무를 저버린 사람이 죽었는데 그걸 가지고 예능프로 방송까지 하지 않는다? 민간 기업이라고 주장했던 포털들이 검은 리본을 아직까지 걸고 있다? 이건 아주 후진국 현상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인간적으로 가장 존경받던 대통령, 포드 대통령이 죽었을 때도 (이 분은 끝까지 죽을 때까지 대통령 임무를 다 하고 죽은 분이다) 미국인들 다 추모했다. 하지만 누가 이런 식으로 했나. 이건 국민소득 1만 달러 이하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 권위주의가 예전 박정희 대통령 때는 국가주의로 나타났던 것을 노 대통령은 정치패거리들의 사유물로 왜곡시켰다. 권위주의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소위 진보좌파세력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보나. 바꿔 말해 이명박 정권이 어느 정도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나.
변희재 : 지금으로서는 6월 항쟁 등 기념행사가 많은데, 그것과 당연히 맞물려 거대한 촛불이 일어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너무 명분이 없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것이 사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거대한 민주화의 제2의 촛불로 끌고 가기에는 광우병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
만약 진보좌파세력이 6월에 또 하나의 거대한 촛불을 기획하고 있다면 일시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것을 쟁취할 것이라고 착각하겠지만, 이미 현재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국정의 안정적 운영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시끄러운 것을 왜 그렇게 처리를 못하냐는 불만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 또 촛불로 선동했다가는 집권은 점점 더 어려워 질것이라고 본다.
- ‘서거’란 표현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변희재 : 당연히 자살이 맞는 것 아닌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조갑제 대표가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이야기 한 것 아닌가. 언론이 보도할 때는 자살로 써야 한다. 빅뉴스는 서거라는 단어를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 ´조중동문´이 우파단체 국민행동본부의 광고를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좌파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있더라.
변희재 : 조중동문 입장에서는 도리가 없을 것이다. 왜곡된 여론이지만 전체 여론이 ‘조중동이’ 노무현을 죽였다는 분위기로 들고 일어나는 상태에서 각을 지긴 어려웠을 것이다.
또 노 전 대통령과 정적관계였었고. 원래 정적이 죽었을 땐 예를 표하는게 맞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선 조중동을 크게 비판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본다.
- 본인 칼럼으로 촉발된 이번 파장을 지켜보는 느낌이 어떤가.
변희재 : 내 이야기의 핵심은 언론개혁 문제다. 모든 것이 언론문제로 귀결된다. 언론이 말을 뒤집는 것, 그 뒤집는 것을 서로 감시하지 않고, 계속 언론 기자들이 대중추수주의에 편승하는 문제. 심지어 언론이 노무현을 죽였다는 글들을 언론사 기자들이 쓰고 있다.
아니, 검찰이 조사한 것,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몇 번 하면서 그동안 밝힌 문제를 언론이 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걸 가지고 시비를 건다면 장자연 사건 때 조선일보 고위 임원 연루 문제, 그건 아예 유언비어 수준이었는데, 그건 왜 보도안하느냐고 난리쳤냐 이말이다. 여기서부터 이중적 태도가 걸린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한국 언론이 거의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타락했다는 것을 느꼈고 그 점이 가장 안타깝다.
특히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다. 한겨레 논설위원들이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나 2004년 노 정권 당시 검찰수사로 죽은 사람들을 조롱했고, 자살을 만연시키는 행위를 비판했으면서도 이번엔 자살을 예찬하는 ‘진보친노좌파진영’의 대표적 논객들이 공개적으로 내 칼럼을 비판해 보라는 거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거다. 누군가 나와서 내 글이 뭐가 잘못됐는지 비판해서 공개논쟁하자. 비겁하게 네티즌 뒤에 숨지 말고.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