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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자 ! 대한민국!

오래전 농촌 어르신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중 낱말 맞히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어느 노부부에게 주어진 낱말은 '천생연분'. 설명은 할아버지가, 정답은 할머니가 맞히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임자가 나랑 만나서 자식 낳고 지금까지 살아온 거 있잖아!" 하지만 할머니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 애가 탄 할아버지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얼마 뒤 할머니가 감을 잡은 듯 입을 주욱 내밀더니 외쳤습니다. "웬-수-" 할아버지는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났지만, 다시 진지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봐, 임자랑 나랑 신랑 색시 되어 살을 맞대고 살면서 자식을 낳아 시집·장가보내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평생을 살아온 거 있잖아. 이제는 알겠지? 두자 말고 넉자, 넉자" 넉자라는 힌트에 할머니의 눈이 반짝..

20대 일본 유학서 깨달은 것 “왜 열심히 일해야 하나” 20세가 되면서 대학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갔다. 몇 해 머무는 동안에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 국민이기에 게으른 우리 민족을 지배하고 살았구나, 하는 죄책감이었다. 당시 우리 민족은 너무 나태했다. 놀고먹는 팔자가 상팔자라고 했고 노랫가락에도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는 흥겨움이 깔려있었다. 양반들은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이쑤시개는 물고 다녔다. 배불리 먹고 나서는 모습으로 위장하기 위해서…. 내 아내 얘기도 그랬다. 어려서 친구들과 놀면서, 출가하게 되면 우편배달부한테 가야지 농사꾼에게 가면 어떻게 하느냐, 하고 걱정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일본인들과 같이 열심히 일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꿈이었다. 6·25 때 부산에서 ..

길거리 가수의 역전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 여러 뮤지션들이 가수의 꿈을 향해 지하철역의 작은 무대를 채워가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37년째 노래를 불렀던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마이크 영,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꿔왔지만, 소속사의 부도 등 현실적인 문제로 가수의 꿈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항상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고 무대가 그리웠습니다. 그런 그에게 친구는 지하철에서 노래를 불러보라고 조언했고 비록 오가는 행인이 전부인 어두침침한 지하철역이지만 자신의 영혼을 담아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37년을 보내던 어느 날, 그가 노래 부르는 것을 누군가 영상으로 촬영했고 유튜브에 올라간 이 영상은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최고의 오디..

모든 전화가 침묵하던 날 전화기 발명가로 유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그런데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무치는 벨보다 16년 앞서 전화기를 선보였기에 벨은 처음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은 벨의 전화기를 보곤 세상에 누가 이렇게 쓸데없는 물건을 사용하겠냐고 농담까지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벨은 존경받는 '전화기 발명가'가 되었습니다.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음에도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존경받는 이유에는 그가 전화기를 발명하게 된 동기에 있습니다. 벨은 자신의 발명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느냐에 의미를 두는 것이 철학이었습니다. 특히 농아학교에서 발성법을 지도하면서 청각장애인 학생들이 꼭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벨은 전화기..

1990년 11월 2일, 3만 2천 명이 출전한 29회 뉴욕 마라톤 대회에서 꼴찌를 한 선수에게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55세의 여성 마라토너인 '조 코플로비츠'는 29시간 45분의 기록으로 뉴욕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우승자보다 약 27시간 이상 늦은 기록이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완주에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사실 그녀는 30년 전 중추신경계 질병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기에 두 목발에 의지한 채 절뚝이며 초인적인 의지로 풀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그런 그녀를 위해 대회 조직위는 일반 참가자들보다 4시간 이른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그녀는 달리는 내내 당뇨병으로 인해 2시간마다 멈춰서 혈당..
어렸을 때부터 ''말이 씨가 된다''는 어른들 말씀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중학 1학년 한문 시간에 수구여병 ''守口如甁'' 이라는 한자도 배우면서 선생님의 ''말조심'' 훈화도 들어 나름 입조심 한다고 조심했는데 제대로 지켜냈는지 확인은 못하고 삽니다. 마침 소설가 ''이관순''의 글이 눈에 들어 여기에 옮겨 나눕니다. ''복(福)이 되는 말, 독(毒)이 되는 말'' 등산모임이 있는 날에 한 친구가 나오지 못 했습니다. 손자를 봐야 한답니다. 그 사정을 모를리 없지만 유독 한 친구가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그 친구 왜 그리 살아? 그러니 허구한 날 붙잡혀 살지” 그러자 다른 친구가 “자넨 손자가 지방에 있지? 옆에 있어봐 똑 같아” 손자양육이 논쟁으로 커집니다. “난 처음부터 선언했어, 내가 애를 보면..

고마운 고마리 우리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볼 수 있는 '고마리'라는 작은 식물이 있습니다. 고마리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 8월 말에서 9월 중순에 흰색과 분홍색의 예쁘고 작은 꽃이 피어납니다. 이 꽃은 손톱보다도 작고 줄기가 두어 가지밖에 안 되지만 밑에 뿌리는 자기 몸집의 서너 배는 족히 되는 뿌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발달된 뿌리로 더러운 것들을 정화하는데 오염물질인 질소와 인을 영양물로 흡수하기 때문에 고마리 군락이 있는 곳은 오염물질이 줄어들어 차츰 맑은 물로 바뀝니다. 고마리의 뛰어난 정화 능력은 축산 폐수도 깨끗한 물로 정화할 정도라서 때로는 고마리 군락으로 인해 윗물보다 아랫물이 더 맑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마리는 주로 논둑이나 개울가 습지, 시커먼 도랑 주변에서 볼 ..

시계 거꾸로 돌리기 1981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종신 교수직에 임용된 엘렌 랭어(Ellen J. Langer)는 1979년에 70~80대 노인 8명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모인 곳의 집은 평범한 가정집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가정집의 모든 것은 20년 전의 스타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은 20년 전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추억여행에 초대된 것이었는데 이 여행에는 2가지 규칙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1958년으로 돌아가 그 시대를 사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노인들은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벤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의 영화를 지금 처음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보고, 20년쯤 전 로즈메리 클루니의 노래와 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