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하중 주중대사는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동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년여 동안 주중 한국대사관과 총영사관에 목숨을 걸고 잠입한 탈북민들을 보호하면서 그들의 불쌍한 모습을 보아 왔다.
지금 김정일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시(禁忌視)되어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도 ‘비핵ㆍ개방ㆍ30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북한의 현 상황을 보자. 우선 모든 산업이 붕괴되었다. 어느덧 중국과 남한 등 외부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체제가 되었다. 김정일은 군대와 당중앙과 평양주민만 철저히 꾸려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이른 것 같다.
김정일이 가진 최대의 무기라고 할 핵공갈도 이미 오래 써먹었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남한정세와 국제정세가 모두 바뀌는 바람에 그 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게다가 남한의 국방태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북한 김정일 정권은 철옹성이 아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선군정치’로 껍데기는 강해보이지만 실제는 허약하기 짝이 없다. 민심이반이 팽배하여 언제라도 내부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집권층도 충성보다는 자기 살기 바쁠 뿐이다. 외부 환경도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특히 중국이 수차 김정일에게 나름대로의 개혁과 개방을 주문했으나 말을 듣지 않으니 크게 실망하고 있을 것이다. 대북협상 성공의 외양을 만들기에 분주한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힐 특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북한을 변화시키고 조종을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다. 첫째, 북한인권 문제를 끝없이 제기하면 된다. UN과 6자회담 등 모든 국제협상과 남북회의에서 제기하고, 보고서와 연구논문과 포럼과 칼럼으로 끝없이 거론해야 한다. 모든 대북지원을 북한인권 개선과 연계시켜야 한다. 외부원조 의존체제로 전락한 북한정권의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지원을 안받을 수 없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라도 수용을 안할 수 없다. 북한동포들은 북한인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될 것이다.
둘째, 탈북민들을 계속 구출해야 한다. 국내 입국 탈북민들의 수가 지난 해 1만3천명에 이르렀는데, 금년에는 훨씬 늘려야 하겠다. 조선일보, SBS 등 언론들이 의욕적인 현장취재 보도를 하고 있으며 두리하나선교회, 피난처,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와 뉴엑소더스 프로젝트, 쉰들러 프로젝트 등의 구출활동도 활발하다. 이제는 정부차원의 구출활동 지원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국내입국한 탈북민들은 북한 땅에 두고 온 가족과 친지들에게 개미군단 달러화 송금을 한다. 그 돈이 ‘장마당’을 통해 북한동포를 먹여 살리며, 남한의 실상을 웅변으로 증명해 준다.
셋째, 극동방송, 자유북한방송 등 대북 전파매체와 자유의 소식을 전하는 대형풍선날리기, 라디오 및 비디오 보내기 등을 통해 북한에 자유의 소식이 쏟아져 들어가야 한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북한을 움직여야 한다. 북한체제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릴 그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