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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집단 공무원 '부서장' 모시는 날 ,아직도....

새벽이슬1 2021. 3. 3. 09:30

 

공무원 ‘부서장 모시는 날’ 아직도(?)…
잘못된 조직문화 이 기회에 개선


삽화=정윤성 기자

▲... 각 과·팀 돌아가며 ‘부서장’ 식사 챙기는 문화 여전히 남아
업무 불편 등 식사하며 털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 반면 부담 느끼는 직원도 사실

전주시청, 전북교육청은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없다는 입장
전북도청은 노조 측에서 1월에 행정부지사에게 건의, 간부회의서 발언 나온 후 점차 축소 예정


점심 밥이라도 편하게 먹으면 좋겠어요.”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일과 중 유일하게 주어진 휴식 시간. 그러나 불편한 상사와의 점심을 억지로 해야 한다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공무원의 ‘시보 떡’ 관행 등 공직사회의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폭로되는 가운데, 도내 공직사회에서도 일명 ‘부서장 모시기’로 불리는 점심 식사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서장 모시기는 공직사회에 자리 잡은 조직 문화 중 하나로, ‘식사 당번제’로 볼 수 있다. 일례로 한 개 과 아래 3~4개 팀에서 요일마다 순번을 정해놓고 돌아가며 과장, 혹은 국장과 점심을 ‘대접’하는 문화다.


일각에서는 편하게 업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라는 시각도 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다. 각 팀에서는 ‘과장이 식사 약속이 있는지, 식사 장소는 어디로, 메뉴는 어떤게 좋을지’ 정하는 것이 일과 중 하나다.


특히 이러한 문화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각 팀이 차출한 비용을 통해 해당 식사 비용을 충당하는 문제도 불거질 수 있고, 개인 사정에 상관없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으면서 ‘갑질’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세태 변화로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지만, 일선 시·군청, 더욱이 도내 최상위 행정기관인 전북도청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전북도청과 전주시청, 전북도교육청 등 도내 대표 공공기관 공무원 노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런 문화가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 조직에서도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전북도청의 경우 최근 공론화에 나서 철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월 새 집행부로 출발한 제7대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에서 조직문화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훈 행정부지사에게 건의했고, 실·국장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공론화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실제 도청 기획관실부터 해당 문화가 사라졌고, 점점 다른 실·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최훈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과에서 순번을 정해 국·과장과 식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고,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부회의에서 언급했다”면서 “1월부터 점차 변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에서 벌어진 문제지만 이러한 문화는 사라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돈 모아 상급자에 밥 산다”…‘과장 모시기’ 공무원 관행 논란

 

 

 

▲... 시보떡’ 관행 이어 또다시 악습 논란
블라인드·지방 도청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 갈무리.


최근 공무원의 ‘시보떡’ 관행이 논란이 된 가운데 공무원 조직 내에서는 “‘국·과장 모시는 날’이 더 문제”라는 불만이 흘러나왔다.


‘시보떡’ 관행이 공론화된 지난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시보떡 말고도 악습 문화는 더 있다. 팀별로 돌아가며 ‘국·과장 모시는 날(4·5급이 7~9급한테 얻어먹음)’ ‘시보떡보다 과장 모시는 날이 더 문제 아니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왜 돈도 없는 8·9급이 돌아가면서 5급 과장 모신다면서 돈 모아 점심을 사줘야 하는지…일주일에 1~2번 사주는데 팀마다 돌아가면서 매일 사주니까 과장 입장에선 매일 점심을 얻어먹는 거다. 진짜 이상한 풍습. 제발 과장 식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다른 글에서도 “진짜 이해 안 가서 선배들한테 왜 ‘국장, 과장들과 날짜 정해놓고 같이 밥 먹는거냐’고 물어봤더니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매일 팀별로 돌아가면서 먹어주는 거라더라. 그럼 공짜밥 얻어먹지 말고 최소한 밥값은 알아서 냈으면 좋겠다”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댓글에는 그동안 참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공무원들의 공감이 이어졌다. 대다수는 “시보떡보다 이게 더 어이없었다”, “우리도 팀비로 돌아가면서 과장 밥값내줌”, “돈도 안 내면서 입맛도 까다로움”, “나보다 몇 배는 더 벌면서 얻어먹는데 부끄러워하지 않음”, “1년에 1~2번도 아니고 매달 해야함”, “모신다는 말 자체도 싫다” 등 토로했다.


‘과장 모시기’ 관행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 도청 공무원노동조합에는 ‘과 주무계에서 계마다 돌아가면서 과장을 모시라고 했다. 모실 때마다 밖으로 나가는데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시는 날 없애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댓글 갈무리.


해당 글에도 “국과장 점심은 주무계에서 챙기면 안 되냐. 밥 사드릴 돈도 없고 불편하다”, “과장들이 혼밥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 “월급도 2~3배 받으면서 얻어먹는 문화는 사라져야 하지 않겠냐” 등 동의하는 댓글이 달렸다.


일각에선 문제 제기를 해도 없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상급자에 아부하는 인간들이 ‘과장의 쓸쓸한 뒷모습이 안 보이냐. 너는 나중에 과장 안 될 것 같냐. 정 없는 사람들아’ 이러면서 반대하더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인터넷상에는 ‘시보(試補)’ 기간을 끝낸 새내기 공무원이 동료들에 감사 의미로 돌리는 이른바 ‘시보떡’으로 인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던 사연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글쓴이는 “시보를 끝낸 동기가 형편이 어려운 탓에 백설기 하나만 돌렸더니 옆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더라”며 당사자는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결국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시보떡’ 관행과 관련 “새내기 공무원에 부담과 상처가 된다면 과감히 개선해야할 것”이라면서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타파하고 합리적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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