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는 광장 (5)
잠자는 국회를 어찌하나
국가경영의 두 기둥은 의회주의와 법치주의이다. 그런데 의회주의의 심장인 국회가 멈춰 서버렸다. 예산은 내년도 나라살림을 꾸려갈 재정으로 이 또한 법이다. 벌써 법정시한을 넘긴지 한참이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정상적인 살림을 계획할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많은 민생법안도 발이 묶였다.
북의 도발은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불황 때문에 서민층의 삶은 고달프기만 한데, 정치인들의 눈에는 국민들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의회를 포기하고 무슨 장외투쟁이니 원천봉쇄라는 발상이 어떻게 나온다는 말인가. 의회가 멈춰 서면 그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국민의 불만은 팽배하고 결국 정치 불신으로 이어진다. 아침 신문을 보니 최근 들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40%를 넘어섰다고 한다.
4대강 사업에 대해 나도 의문이 많고 걱정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핵심사업인 보(洑)건설 공정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제 와서 백지화를 주장하는 정당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보를 해체하는 예산을 또 세워야 하는데, 이것이 타당하다는 말인가. 투쟁을 하려면 보 건설을 시작하기 전에 했어야 옳은 일이다.
말이 많던 한미 FTA 추가협상이 실무선에서 타결되었다. 타결 소식이 들리기 무섭게 여당을 뺀 나머지 야당들이 맹렬한 비난공세를 퍼붓는다. 당 차원에서 진지한 연구, 검토도 없이 정부가 국익을 팔아넘겼다고 야단이다. 이는 참다운 의회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다른 나라 정부도 아닌 우리 정부가 힘들게 협상을 이끌어 결론을 낸 일에 대하여 꼼꼼한 연구, 토론을 선행하고 반대든 찬성이든 정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원만하게 생산적으로 끝나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저 중요한 한미FTA 비준도 파란이 예상된다. 북의 위협과 도발은 되풀이 되고 민생경제는 침체를 계속한다. 국민의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의회주의를 팽개치는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에게 국민의 무서운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그 날이 오고 있다고 믿는다.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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