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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 그리고 희생-이인제

새벽이슬1 2010. 11. 29. 23:44

http://www.ijworld.or.kr
20101125
헌신 그리고 희생

동트는 광장 (2)

 헌신 그리고 희생


 오늘 아침 연평도에서 복무하다 북의 포격에 목숨을 잃은 두 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였다.  꽃다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들의 희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분단의 마지막 진통에서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그 헌신에 보답할 책무는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거울 뿐이다.  유가족들에게 무어라 위로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슬퍼하고 있으며, 나라를 위해 바친 고귀한 희생이니 명예롭게 받아들이시고 더 큰 용기를 내시라는 말씀을 드렸다.


 며칠 전 출근길에 ‘요한의 집’ 변상호 원장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요한의 집’은 평택에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복지 시설이고, 변상호 원장은 그 자신이 1급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천신만고 끝에 이 시설을 세워 운영해 온 사람이다.


 나는 15년 전 경기지사로 일하면서 그를 알게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사람이었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연신 머리를 움직이면서도, 그의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혜와 열정이 넘쳤다.  나는 그를 존경했다.  작은 돈이지만 나의 세비에서 얼마를 ‘요한의 집’에 자동이체하며 후원해 왔다.  가끔 그곳을 방문하여 그와 함께 식사하며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아직 60도 되지 않은 그가 갑자기 사망하다니!  나는 차를 돌려 빈소가 차려진 평택의 한 성당으로 달려갔다.  천사 같은 그의 부인이 슬픔도 잊은 채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하나 있었지만 군에 입대하기 직전 교통사고로 죽어 달리 자녀가 없다.  변상호 원장이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절망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는 지난  여름부터 악화된 건강 때문에 잠을 잘 이룰 수가 없어 종종 수면제를 복용하였는데, 사고 당일 수면제 부작용으로 질식하여 갑자기 사망하였다는 것이다.


 중증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20 여명의 장애인들을 돌보다 지쳐 세상을 떠난 그의 헌신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미망인에게 앞으로 ‘요한의 집’을 어떻게 운영하시겠느냐고 물으니 힘닿는데 까지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열심히 돕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빈소를 떠나는 나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였다.


 생명은 태어나고, 생명은 소멸한다.  하지만 모든 죽음이 똑 같을 수는 없다.  의로운 가치를 위해 바친 헌신과 희생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역사의 강물을 이룬다.  죽음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헌신과 희생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통일을 이루자.  더 이상 소외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자.  이것이 살아있는 우리들의 의무임을 깨닫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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