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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기자 귀환 현장
회색 상의 차림의 유나 리(Lee·36)는 '집에 돌아온 걸 환영해요(Welcome Home)'라고 쓴 플래카드가 붙은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며, 중간에 한 번 멈춰선 채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고개를 들며 두 손으로 입을 감싸쥘 땐 금세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 짙은 색 니트 차림의 로라 링(Ling·32)은 내려오며 두 주먹을 굳게 쥐고 힘차게 팔을 들어 올렸다. 웃었지만, 그녀 역시 흐르는 눈물은 주체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땅에 내려서자마자 가족에게 달려갔다. 유나 리는 네 살 난 딸 '하나'를 끌어안고 믿기지 않는 듯 자꾸만 딸의 볼을 자신의 볼에 비볐다. 딸도 엄마의 목에 두른 팔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두 기자가 가족을 한 명씩 포옹할 때 얼굴엔 비로소 환한 웃음이 번졌다.
벌써 141일이 흘렀다. 지난 3월 17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북·중 국경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가 북한군에 체포돼 6월 북한 법정에서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던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 TV의 두 여기자가 미국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과 빌 클린턴(Clinton) 전 미국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세기는 5일 오전 5시50분(한국시각 오후 9시50분)쯤 로스앤젤레스 부근 버뱅크의 밥호프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활주로에 내린 뒤 가족과 취재진이 대기 중이던 격납고로 이동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두 기자가 가족들과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재회를 갖도록 5분 뒤에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두 여기자를 직접 맞았던 커런트 TV의 공동창업자 앨 고어(Gore) 전 부통령은 비행기 바로 아래까지 걸어가 클린턴 전 대통령을 힘차게 껴안았다.
고어 전 부통령은 "솜씨 있게 힘든 임무를 완수한 클린턴 대통령과 그의 팀, 인도주의적 노력을 아끼지 않은 오바마(Obama) 대통령과 행정부 관계자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포함한 국무부의 외교관들, 이런 많은 분이 애써 주신 덕에 오늘의 '해피엔딩'이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또 "얘기 한 번 나눠 본 적 없는데도, 두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하고, 편지를 써주고, 이메일을 보내준 수많은 분께도 감사한다"며 "오늘은 미국인이 해(害)를 입을 위험에 처해 있으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 날"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 '극적인 석방'을 이끌어낸 주인공인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공항에서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전 세계가 김정일을 만나고 온 그의 입을 주목했지만, 달변가인 그는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 로버트 기브스(Gibbs)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의 국가안보팀에 그가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얘기를 나눈 것과 북한 방문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동에 대해서는 "우리가 기대할 것은 (석방 외에는) 분명히 아무것도 없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에서 진전을 이끌어내야 하고, 나는 북한이 옳은 선택을 하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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