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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개인의 언행을 기록하자

새벽이슬1 2009. 1. 8. 16:17

국회의원 개인의 언행을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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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국회가 고질(痼疾)을 앓고 있다. 가장 심각한 증세는 '폭력 불감증'이다. 한나라당도 재작년에 걸렸었다. 대선을 닷새 앞두고 BBK 특별검사법 처리를 막으려고 본회의장을 점령했다. 2005년엔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출입문을 걸어 잠갔다.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몸으로 막겠다고 하자 선수를 친 것이다. 2006년엔 민주노동당, 2004년엔 한나라당, 2003년엔 열린우리당이 각각 이런 증세를 보였다.

    정쟁(政爭) 경연장처럼 돼버린 대정부질문도 그냥 둘 수 없는 국회의 환부(患部)다. 국회는 2006년에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문제로 갈등을 빚더니 2007년엔 BBK 전 대표 김경준씨 문제로 아예 본업을 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신임 투표 발언,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발언으로 2003년과 2004년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의 다른 이슈도 묻혀버렸다.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는 법을 무시하는 것쯤은 이제 만성이 됐다. 법으론 12월 2일까지 통과시켜야 한다. 2003년 이후부터 따지면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 매년 12월 27일부터 31일 사이에 확정됐다. 2005년엔 야당인 한나라당이 예산안 통과 본회의를 거부한 적도 있다.

    2008년 정기국회에는 이런 악성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침투했다. 합병증을 보인 것이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26일부터 해를 넘겨 12일째 본회의장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 예산안도 법정시한이 열흘 이상 지난 12월 13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대정부질문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접촉 발언과 쌀 직불금 파동 때문에 뭘 했는지 기억에 없다. 지난 5년간의 국민적 스트레스가 작년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에 집중된 것이다. 웬만한 맷집이 아니었다면 벌써 사망에 이르고도 남았다.

    더 짜증나는 일은 여야가 바뀌면 언행도 따라 바뀐다는 점이다. 여당이 된 뒤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여당 증상을 보이는 데 몇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냐' '의회는 다수결이 원칙' '국회의장은 직권상정하라' '국회 내 불법 행동을 법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야당도 독특한 증상이 있다. '의회 독재' '직권상정 불가' '몸으로 막겠다'는 말이 야당이 되면 너무 쉽게 나온다. "민주당이 10년간 여당을 해 보았으니 달라지겠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졸지에 순진한 사람이 돼 버린다. 다신 여당, 야당이 되지 않을 것처럼, 몸 쓰는 일에 길들어 있다. 그러니 불과 얼마 전 말과 행동을 똑똑히 기억하는 국민은 스트레스를 피할 방법이 없다.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영국 제도와 사례를 아무리 끌어대도 효험이 없다. 바로 '집단'에 꼭꼭 숨어 있어서다. 정치권이나 여야를 싸잡아 어쩌니 저쩌니 해 봤자 국회의원 '개인'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나는 그렇지 않다"며 처지를 합리화하거나 남 탓을 하는 데 국회의원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이래 가지고선 새해가 됐다고 결코 나아질 리 없다. 이젠 국회의원 하나하나의 이름과 언행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 국회에서 해머를 들고 출입문을 부수고 날치기에 앞장서라고 바쁜 시간 쪼개 투표장에 가 한 표를 던지진 않았지 않은가. 머리 대신 몸을 쓰는 데 능력을 보인 국회의원에겐 그에 적합한 일을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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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병묵·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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