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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노조가 아니다.

새벽이슬1 2021. 9. 14. 08:33

 


[단독]‘가슴킥’ 택배노조 간부, 집회 때 ‘대타 인건비’도 대리점주에 떠넘겨

2019년 4월 성남시의 한 택배 분류장에서 택배노조 부위원장이 비노조원을 폭행하는 모습 /택배기사 권리찾기 전국모임

지난달 경기 김포 택배 대리점주 극단 선택 사건 이후, 업계에서는 가해자인 민노총 택배노조에 대한 고발성 폭로가 잇달았다. 특히 ‘택배노조 간부가 예비 택배 대리점주에게 협박 전화를 건 사건’과 ‘비노조원 택배기사의 가슴을 발로 걷어찬 사건’은 음성과 영상 증거가 명확히 남아 화제가 됐다. 이 두 사건의 가해자가 동일인이었던 사실이 조선닷컴 취재에서 확인됐다. 해당 간부는 업계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경기 광주에서는 그가 광주 원정 집회를 오는 날, 그 간부 대신 일할 사람의 인건비도 택배대리점주들이 내왔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폭행·협박 가해자가 신문·방송 출연해 ‘택배 어려움’ 호소

최근 택배업계에서는 ‘택배노조 집행부의 비노조원 폭행’이란 제목의 8초짜리 동영상이 화제였다. 민노총 택배노조 간부가 택배 터미널에서 컨베이어 작업대 위로 뛰어올라 비조합원 택배 기사의 가슴을 걷어차는 장면이었다. 이 영상 속 피해자는 조선닷컴에 “왜 때렸냐고 물으니 ‘기분이 나빠서 때렸다’더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2일에는 택배 대리점을 운영해보려던 사람에게 택배노조 간부가 건 협박전화 녹음 내용이 공개됐다. 녹취 파일에서 택배노조 간부는 “XX대리점에 응모하면 쟁의권도 나와 있고 하니까 일 년 내내 총파업을 할 테니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소장을 원치 않는다”며 “당신이 (소장으로) 오면 우리가 쟁의권을 사용해서 합법적으로 계속 파업할 거니까 자신 있으면 오라”고 했다.

8일 조선닷컴 확인 결과, 두 사건 속 가해자는 동일인물로 민노총 택배노조 부위원장인 A씨였다. 그는 경기 성남의 CJ대한통운 대리점과 계약한 택배기사다. 해당 인물은 최근 수년간 크고 작은 택배파업을 주도한 택배노조 핵심 인사로, 택배 점주 희망자 상대 협박 전화 녹음본에도 A씨가 자신을 “한진택배 파업 주도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대목이 나온다.

A씨는 현 정부 들어 친정부 성향 신문과 방송에 출연해 ‘택배 기사의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광주 대리점주들 “부위원장님 오신다” 돈 각출

택배업계 관계자는 “우리들 사이에서 A씨는 ‘택배의 김태촌’으로 통한다. 민노총의 위력을 등에 업은 그에게 찍히면 이 바닥에서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피해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을 뒷받침, A씨의 위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포착됐다. ‘노조원’도 아닌 ‘대리점주’들이 A씨를 위해 돈을 갹출한 것이다.

조선닷컴은 경기도 광주시의 한진택배 대리점주 8명이 올해 1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록을 8일 입수했다. 제3자들간 대화임에도 일부 대리점주는 A씨를 ‘A부위원장님’이라고 표기했다.

 

올해 1월 경기 광주시 택배대리점주들이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 이들은 광주에 집회를 하러 오는 민노총 택배노조 A부위원장을 위해 돈을 걷었다. /독자 제공

이 대화에서 점주들은 A씨를 위해 돈을 모을 계좌 번호를 공유했다. A씨가 광주에 원정 집회를 나오면, A씨의 담당구역에서 대신 일해줄 대리택배기사(이른바 ‘용차’)를 써야하는데, 그 돈을 자기들이 내주자는 것이었다. 이들의 대화는 A씨에게 용차를 중개해주는 B씨가 주도했다.

 

올해 1월 경기 광주시 택배대리점주들이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 이들은 광주에 집회를 하러 오는 민노총 택배노조 A부위원장을 위해 돈을 걷었다. /독자 제공

B씨는 이 같은 금전 각출이 A씨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씨가 ‘한진택배를 가든 어디를 가든 여기(내가 택배기사로 일하는 지역)가 펑크 나니 도와 달라’고 했다. 우리는 ‘용차비 정도 지원해 줄 수 있다’고 답하며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돈을 낸 한 대리점주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연루된 사람이 많아 더 이상 얘기하기 힘들다”고 했다.

 

올해 1월 경기 광주시 택배대리점주들이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 이들은 광주에 집회를 하러 오는 민노총 택배노조 A부위원장을 위해 돈을 걷었다. /독자 제공

현행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사영 노무사는 “택배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임금의 개념이 존재할 수 없다. 당연히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도 불가하다. 택배기사가 먼저 요구했다면 형법상 갈취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이 같은 각출에 동참하지 않은 한 택배 대리점주는 “사실상 일부 대리점주들이 택배노조 간부에게 상납금을 바치고 ‘파업을 하더라도 우리는 건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꼴”이라며 “조폭이 관리비를 내는 업장을 건들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제가 부위원장이긴 하지만 개인 답변은 못한다. 택배노조 중앙에 전화해 달라”고 했다. 택배노조 위원장은 “전화하지 말라”고 말했다.



[기자의 시각] 이건 노조가 아니다

 

9월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택배대리점주 A씨의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노제를 지내며 마지막 배웅을 하고 있다. A씨는 노조를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남강호 기자

김포의 택배 대리점 소장 이모(40)씨가 숨진 지난달 30일 저녁,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방에서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친한 형님이 노조 괴롭힘에 목숨을 끊었는데,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통화 내내 울고 있었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유서에 다 적혀 있다”고 하기도 했고, 이미 몇 달 전부터 민노총 택배노조가 대리점 소장들을 괴롭혀 고사시키는 전략을 쓴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숨진 이씨는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 6세 세 아이가 있는 가장이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열심히 살아 대리점 소장까지 됐고, 만 40세로 나이도 젊었다. 그런 그가 아무리 노조 괴롭힘이 심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을까 싶었다.

취재를 할수록 그 의문이 풀렸다. 노조원들이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면서 집요하게 이씨를 괴롭히고 비방한 증언·증거가 끝도 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괴롭힘을 자세히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다른 학생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폭력과 판박이”라는 것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노조는 이씨를 도운 비노조 기사들도 집요하게 괴롭혔다. 비노조 기사들도 이씨를 돕는 것을 하나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현직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는 “(이씨는) 월 5000만원을 버는 비리 소장”이라는 노조원 주장이 여과 없이 나갔다. 세상에 자기편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노조 횡포가 심해지자 이씨는 아내에게 가끔씩 “택배 때려치우고 다른 데 가서 다른 일 하면서 살자”고 했다고 한다. 하루는 밤늦게 집에 와서는 “도망가려다 당신과 애들 얼굴 한 번 더 보고 가려고 왔는데 얼굴 보니 눈에 밟혀 도망 못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30일 아내에게 “집에 먼저 가 있으라”고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런데 이후 노조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이씨가 유서에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노조의 집단 괴롭힘’이라고 똑똑히 적어놨는데도 이를 부인했다. 가해자인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라며 “이씨가 채무가 있었다” “왜 모든 책임을 노조에만 돌렸을지 의문”이라고 발표했다. 숨진 이씨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다. 택배노조는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계속 거짓말로 사태를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 언론 탓도 하기 시작했다.

각종 불합리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노조는 필요하고, ‘노동 존중’이라는 말에도 동의한다. 숨진 이씨도 노조가 세워진 처음에는 “노조가 나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갈궈야 합니다. 지랄해야 합니다. 그게 노조입니다”라고 했다. 이건 노조가 아니다. 조폭이나 학교 폭력 일진 같은 폭력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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