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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특전사령관의 고뇌어린 기고글~세 대통령이 우릴 배신했다. 본문
아프간 특전사령관의 반박 “우리는 세 대통령에게 배신당했다”
가니 아프간 대통령, 트럼프, 바이든
아프간 정규군이 왜 이렇게 무너졌느냐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바로 아프간 정규군 최정예 부대인 특전사령관을 역임한 사람이 뉴욕타임스에 기고문을 썼습니다. 이걸 읽어보니까 제3자가 하는 이야기보다는 역시 당사자가 솔직하게 고백한 일종의 박력이라고 할까요, 절실함을 느끼게 되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미 사다트(Sami Sadat)란 사람인데 바로 아프간 정부 무너질 때까지 싸웠던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뉴욕타임스에 쓴) 기고문 제목은 “I Commanded Afghan Troops This Year. We Were Betrayed. 나는 올해 아프간 군대를 지휘한 사람인데, 우리는 배신당했다”입니다. 이 글에서 Presidents라고 복수(複數)를 썼는데, 읽어보니까 세 대통령입니다. 첫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그 다음 트럼프, 바이든 이 세 사람에 의해서 배신당했다는 겁니다. “군인들은 열심히 싸웠는데 정치가 배신했다”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됩니다.
< 나는 지난 3개월 반 동안 남쪽 아프간 헬만드 지역을 지켜낸 사람이다. 지난 15일 특전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카불에 도착했더니 너무 늦었다. 화가 난다. 지쳐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합니다.
<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군대가 싸울 의지가 없는데 미군이 싸울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다. 그건 사실이다. 왜 싸울 의지를 상실했느냐? 미국에 의해 버려졌다는 절망감 때문이다. 우리(아프간 군대)는 바이든의 말투에서 우리를 비하하고 의리가 없음을 느꼈다.>
아주 뼈아픈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프간 군대가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경멸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이야기죠.
< 물론 아프간도 비난받을 점이 있다. 정실(情實)주의 인사, 관료주의, 부패. 본질적으로는 우리의 동맹이 안싸우겠다고 하니까 우리도 싸움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프간) 정규군입니다.
< 이런 배경을 생략하고 바이든과 서방 관리들이 우리를 비난하니 정말 고통스럽다. 카불과 워싱턴에서 있었던 정치적 분열이 아프간 정규군을 목 조르고 우리의 능력을 저하시켰다. 미국이 제공해오던 군수지원을 잃어버리니 아프간 군대는 반신불수가 되었다. 미국과 아프간 국가지도자들의 명확한 전쟁지침도 없었다. 나는 3성 장군으로 지난 11개월 동안 군단사령관으로서 1만 5000명을 지휘해 싸우며 수백 명의 장병을 잃었다. 많은 군인이 용감하게 싸웠지만 미국과 아프간의 지도부가 우리를 버렸다.>
이 말을 계속합니다. “미국과 아프간의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를 버렸다.”
<2주 전에 나는 특수군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지난 8월15일에 카불에 도착했다. 대통령은 나에게 카불을 방어하라고 해놓고 달아나버렸다. 나는 싸울 수단이 없어져 버렸다.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
“an enormous sense of betrayal”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빨리 도망가지 않고 과도정부를 만들었더라면 외국으로 나가고 싶은 아프간 사람들을 아주 안전하게 보낼 수 있었는데, 지도부가 해산해버리니까 이런 꼴을 당했다, 이런 이야기죠.
< 바이든 대통령은 8월16일 아프간 군대가 싸우지도 않고 항복했다고 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년간 6만 6000명의 아프간 정규군이 전사했다. 이것은 아프간 군대 전체의 20%나 되는 수치다.>
‘싸우지 않았다’는 말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프간 정규군이 6만 6000명이 죽었습니다. 싸우니까 죽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미군은 2300명 죽었습니다.
그러면서 왜 무너졌느냐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듭니다. 사다트 장군이 든 아프간 군대 붕괴의 첫째 원인은 트럼프입니다. <트럼프가 작년에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탈레반과 맺은 협상 결과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었다.>라고 “doomed(불행한 운명/결말을 맞게 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협상에 의해서 미국 개입의 마감시간이 정해져버렸다.> 미군이 물러나기로 거기에서 약속해버렸다는 겁니다. 동시에 <장비를 제공하고 관리하던 용역 업체들이 다 나가버렸다>, 그 다음에 <정부와 군부지도층의 부패> 이런 걸 패인으로 들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면, 도하 합의가 이뤄지고 난 다음에 아프간 정규군은 공세적 전투를 해야 되는데 그것이 방해를 받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미군의 공중지원이 있어야 되는데 그 지침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리니까 지상에서 제대로 싸울 수가 없고, 이걸 본 탈레반이 ‘어차피 미군이 언젠가 나가니까 기다리면 이긴다’는 마음으로 용기백배했다는 겁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도하 합의 전에는 탈레반이 아프간 전체에서 도시를 점령한다든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도하 합의, 지난 4월 바이든의 철군 합의 발표 이후에 갑자기 무너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바이든의 철군 발표가 결정적이었다는 겁니다. 그 전에는 탈레반이 장악한 게 시골 정도였지 도시를 장악한 건 없었다는 거죠.
< 도하 합의 뒤에 우리 부대는 하루에 수십 명을 잃게 되었다.>
도하 합의 내용은 평화협정입니다. 탈레반과 정부와 미국이 상호합의해서 군사 공격을 안 하기로 해놓고 군사 공격을 더 심하게 했다는 거니까, 그 약속을 깨버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트럼프가 깨고 바이든이 깨버려야 되는데, 탈레반은 깨버렸는데 미국이 깨지 않으니까 어떻게 됩니까? 이것은 1973년 월남에서 있었던 일과 똑같습니다. 그때도 월남 평화협정을 맺어놓고 베트콩과 월맹이 월남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더 강화했는데 미국은 떠나버렸죠? 전선에서 싸웠던 사람으로서는 피를 토하는 내용입니다. 사다트 사령관, 중장입니다.
< 그래도 우리는 싸웠다. 그런데 바이든이 지난 4월 트럼프가 한 약속을 깨지 않고 그대로 지킨다면서 9월11일까지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한 이후에 정규군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군사적으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 아프간 군대는 미군 모델을 따라서 만들어졌다. 특수정찰, 헬기지원, 공중폭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신무기 중심의 군대이다.>
탈레반은 그런 군대가 아니라 소총 하나 가지고 싸우죠? 신무기 중심의 군대가 신무기 공급이 안되면 끝나는 겁니다. 미군이 아프간 군대를 만들 때 지역적인 역사적인 고려를 하지 않고 미군 모델로 만든 게 패인의 하나라는 뜻입니다.
공중지원도 중단되고, 군수지원도 중단되니까 신무기를 활용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니까 탄약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해서 항복하게 되었다는 거죠. 외국 용역회사가 군수지원을 맡았습니다. 7월까지 1만 7000명의 군수지원 인력이 아프간을 떠나버렸답니다. 블랙호크 헬리콥터라든지, C-130 수송기라든지, 드론을 제대로 운용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더구나 용역회사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 무기의 작동 소프트웨어까지 갖고 나가버렸다는 겁니다. 헬기의 경우에는 헬기를 향해 쏘는 미사일방어체제 소프트웨어까지도 가지고 떠나버렸다. 헬기가 리얼타임에 작전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도 사라져버렸다. 고립된 기지를 헬기로 지원해야 탈레반과 싸울 수 있는데 그게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항복하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다트 사령관은 <바이든의 철군 발표는 우리가 피 흘려 싸우고 있는 전장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는 겁니다. <바이든은 백악관에 편하게 앉아서 9·11테러 20주년을 맞아 ‘내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게 되었다’고 근사한 연설을 해 자랑하려고 9월11일에 딱 맞춰놓고 철군 발표를 했는데, 그 말을 들은 탈레반은 용기백배하고, 정규군은 ‘우린 버림받았다’고 해서 무너지게 되었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전장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더 흘리게 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탈레반은 ‘어차피 미군은 철수하게 된다. 도하 약속 다 깨버리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격해도 미군이 보복하지 않을 것이다. 공중폭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으니까, 자신감에 넘쳐서 공세를 강화하게 되었다는 거죠. 그러면서 아프간 지도층의 부패를 국가적 비극이라고 했습니다. 정실(情實) 인사, 이런 것을 다 인정했습니다.
(아프간이) 와르르 무너진 결정적인 것은 열흘간입니다. 주요 도시가 전투도 하지 않고 넘어가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을 ‘초현실적’, ‘꿈꾸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탈레반이 정규군을 공격하고 있는데 미군 전투기가 상공에 나타나서 탈레반을 폭격하지 않고 선회만 하고 갔다는 겁니다. 미군이 전투에 개입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놓으니까 그 밑에서 폭격해주기를 기다리던 정규군은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미군 조종사도 우리가 폭격하고 싶어도 폭격할 수가 없다고 호소하더라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사기(士氣)가 망가지고 초소는 다 버리고 기지로 후퇴하고, 그러다 결국 무너지게 되었다는 겁니다.
결론을 이렇게 맺고 있습니다.
<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에 의해서 배신당했다.>
‘대통령들’은 가니 아프간 대통령, 트럼프, 바이든 세 대통령이죠.
< 이 전쟁은 아프간 사람들만의 전쟁이 아니었다. 국제전이었다. 처음부터 혼자서는 싸울 수 없는 전쟁이었다. 군사적 패배이지만 그것은 정치적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 2021-08-26, 16: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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