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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吳)의 전쟁,그 시작과 끝

새벽이슬1 2011. 8. 25. 23:20

동트는 광장 (41) - 오(吳)의 전쟁, 그 시작과 끝
http://ijworld.or.kr
20110825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시민의 주민투표가 끝났다. 우려했던 대로 주민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지 않아 개표가 무산되었다. 투표를 밀어붙인 오시장과 한나라당, 투표에 참여한 시민은 물론 귀추에 주목하던 국민들은 실망하고, 투표를 반대하던 정파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 몇 몇 지역에서 지방정부와 의회의 불균형이 초래되었다. 그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대표적이다. 서울시의 경우 시장은 한나라당인데, 의회는 80% 이상 민주당이 석권하였다. 경기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는 사실상 의회 의지대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서울시 의회가 다수의 힘으로 전면 무상급식 정책을 밀어붙이자, 이에 반발한 오시장이 투쟁의 수단으로 주민투표를 들고 나왔다.  근원은 다름 아닌 시 정부와 의회의 세력 불균형이었던 것이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의 처지가 이렇게 식물시장, 식물지사 상태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하루 빨리 이 같은 불균형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제도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나는 오시장이 주민투표를 무기로 의회 다수파에 대해 전쟁을 결심한 배경을 이해한다.     그는 임기 내내 다수파에 질질 끌려 다니는 것보다 시민의 힘을 빌려 반격을 가하고 식물시장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때마침 정치권에 불어닥친 복지 포퓰리즘 논쟁이 그의 결심을 재촉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수가 밀어붙이는 전면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스스로를 반포퓰리즘의 선봉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무릇 전쟁의 승패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된다. 


 먼저 오시장은 스스로 주민투표의 본질을 흐리는 오류를 범하였다.  의회 다수파의 포퓰리즘 정책을 시민의 힘으로 막아달라고 호소하려면 선택을 간단명료하게 하는 전략을 채택했어야 한다. 즉, 시민들에게 전면 무상급식을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 이렇게 물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다수파의 정책을 지지하느냐, 자신의 정책을 지지하느냐, 이렇게 물음으로써 심판의 본질을 흐려 놓았다. 시민들이 왜 꼭 투표를 해야 하는지 동기를 부여하는데 실패한 원인이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오시장과 한나라당의 엇박자였다. 오시장이 반포퓰리즘의 화신처럼 눈물을 흘리며 싸우는 동안, 한나라당은 계속해서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퓰리즘을 반대하는 시민의 결집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패배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밖에 여러 요인을 말할 수 있지만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승리가 확실하지 않은 전쟁을 벌여 패배하고,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후유증이 밀어닥치는 상황에서 오시장 개인이나 한나라당의 책임을 따지고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말하는 것 자체가 한가로운 일이다. 이번 투표에 막대한 세금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다시 서울시장을 뽑기 위해 엄청난 돈을 써야하는 시민의 마음은 어떨까. 이번 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여 내년 총선, 대선에서 복지 포퓰리즘 불길이 더 맹렬하게 타오르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일시 절망이 지배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 오늘 나라의 내일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다. 


                                                              2011.     8.     25


                                                                이     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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