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량문제연구소인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 이하 식량연구소)가 14일 발표한 「2009 세계 굶주림 지수(2009 Global Hunger Index)」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10명 중 3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굶주림지수」는 아시아 최악(最惡)이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몽골, 라오스 등 식량 사정이 나쁘다고 평가된 아시아 나라들은 1990년보다 「굶주림지수」가 호전(好轉)됐지만, 북한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악화(惡化)됐다.
全세계적으로 「굶주림지수」가 1990년보다 악화된 곳은 북한을 포함해 13개 나라이다. 그러나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는 아프리카의 분쟁지역 국가들이다. 이는 1990년 이후 전쟁(戰爭)을 겪지 않고 기근이 심해진 체제는 북한이 유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2009년 「굶주림지수」는 18.4로서 1990년의 17.8보다 높다. 0은 굶주림이 전혀 없는 상태이고 100은 국민 전원이 굶주린다는 뜻이다. 「굶주림지수」가 30보다 높으면 식량 상태가 매우 위험한 수준이고, 20 이상 30 미만은 위험한 수준, 10이상 20미만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식량연구소 미셸 피에트로우스키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8.4와 17.8은 북한 주민 10명 중 각각 3명과 2명이 굶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설했다.
10명 중 3명이 굶는 곳, 전쟁이 없어도 굶주림이 심해진 유일한 체제가 북한이다.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배고픈 지역이 됐다는 것은 문제의 원인이 단순히 경제나 농업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적, 구조적인 데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수령독재와 이를 뒷받침하는 조선로동당이 만들어 낸 참극이다.
북한문제의 핵심은 핵무기, 미사일 이전에 "사람"이다. 그리고 북한주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모든 참극의 원인인 수령독재와 조선로동당이 붕괴될 때 달성될 것이다.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모든 것을 보장해주겠다거나, 북한이 수령독재를 유지한 채 미온적 개혁-개방만 해도 좋다거나, 조선로동당을 유지한 채 중국식 개혁-개방만 해도 좋다는 식의 발상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의(義)롭지 못하다.
지구상 최악인 북한을 해결할 길은 북한정권은 물론 북한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자유, 인권, 법치,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적 체제를 만드는 것뿐이다. 인간적 욕심은 조금씩, 조금씩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겠지만, 그러기에 북한주민의 고통(苦痛)은 너무 크고, 북한체제의 모순(矛盾)은 너무 많다. 한국과 연방제 구도에 들어서건 그렇지 않건, 북한은 어느 날 산사태처럼 무너질 것이다. 1945년 8.15광복이 왔던 것처럼 이것은 결정적이다.
김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