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대 대선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48.7%)로 2위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득표율 26.2%)를 531만표 차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뒀다. 이명박 후보의 승리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져온 지난 10년의 운동권 좌파 정권이 막을 내리고 새로운 보수 정권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권의 5년 실정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선거 기간 이명박 당선자를 둘러싼 숱한 도덕성 공방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와 ‘통치능력’을 앞세운 야당에 표를 몰아줬다. 이념 추가 진보에서 보수로 크게 이동했지만 이명박 정권의 탄생은 과거 보수로의 회귀라기보다는 실용과 개혁을 강조하는 신(新)보수의 등장을 의미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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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명박 당선자는 집권 초부터 숱한 난제를 뚫고 나가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를 정조준하고 있는 ‘이명박 특검’을 비롯, ‘삼성 특검’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등 정권의 순항을 위해 치러야 할 시험대가 한둘이 아니다. ‘경제 살리기’로 집약되는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높지만, 2008년 세계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명박 당선자는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어디로, 어떻게 끌고 갈까. 이명박 당선자가 어떤 통치철학과 스타일로 얼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국민은 주시하고 있다.
Weekly Chosun은 이명박 당선자의 최측근 6인과 연쇄 인터뷰를 갖고 격동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이명박 정권’의 밑그림을 그려 봤다. 인터뷰에 응한 인사들은 핵심 실세 모임으로 알려진 이른바 ‘6인 회의’ 멤버인 박희태·김덕룡 선대위 고문, 정종복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 정두언 선대위 총괄기획팀장, 박형준 선대위 대변인, 주호영 후보 비서실 부실장 등 6명의 의원이다.
이들은 이명박 당선자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충성심보다 전문성과 실용성을 중시한다”며 “조각(組閣) 과정에서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를 위한 정치를 했던 기존 여의도식 방식에서 벗어나 실용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대해 박희태·김덕룡·정종복 의원은 “당내 인사가 적합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를 탈피하려는 당선자의 의중을 반영, 학계 등 외부인사가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 북핵 문제 해결, 양극화 해소 등 숱한 과제를 안고 있다. 난국을 돌파해야 하는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의 요건에 대해 박희태 의원은 “총리의 임무는 대통령을 잘 보좌해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세형과 관리형으로 흔히 분류되는 총리 유형에 대해 “대통령에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대통령중심제에서 실세 총리라 한들 얼마나 실세겠느냐”라며 “실무자, 전문가, 명망있는 인사들로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북문제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 일을 맡을 만한 인재가 당내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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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태 의원 -`경남 남해(69세) -`서울대 법대, UC버클리대 박사 -`부산고검 검사장, 국회부의장 -`캠프 고문
- 김덕룡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국민을 통합하고 경제를 살려 선진국으로 가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가 경제에 대해 정통한 분이므로, 총리엔 통합 역량을 가진 분이 기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태고 남북관계도 편향돼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으려면 ‘현장전문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는 실용적 사고를 중시한다”며 “현장의 최고 전문가, 그리고 가장 열정적 인물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대거 기용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두언 의원은 “내각이 있고 또 당이 있다”고 전제한 뒤 “일사불란하게 같은 색깔로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분야별 안배가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외교문제에 관해 그는 “중요한 것은 대북 관계나 국제 문제를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대북문제나 국제관계는 갑자기 바꾼다고 해서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지만, 앞으로 원칙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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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보수 탄생] Part 1 측근 6인이 말하는 이명박 정권 운영 기조
- Part 1 脫여의도, 현장 전문가 시대가 온다
“열정 지닌 현장 전문가들 중용할 듯 능력·인성 중시… 충성심은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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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덕룡 의원 -`전북 익산(66세) -`서울대 문리대 중퇴 -`김영삼 의원 비서, 한나라당 원내대표 -`캠프 고문
- 박형준 의원은 “당선자 스타일로 보면 가능한 한 정치에서 한 발 떨어지려 하겠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안정 의석을 확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당선자 입장에선 국정 아젠다 형성을 제대로 해서 총선 구도를 신임 대통령의 이슈 중심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문제에 대해 “노무현 정권 말기 남북 간에 여러 가지 합의가 된 것도 많고 벌여놓은 것도 많아 당선자가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사안을 꼼꼼히 다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는 대북 관련 부서에 발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는 6자 회담의 틀 속에서 진행되는 남북 교류 협력의 속도와 ‘액션’을 조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은 뒷받침이 가능한지, ‘비핵·개방 3000(북한이 비핵화와 개방을 선택하면 10년 내 1인당 연간소득 3000달러를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주장)’이라는 MB 독트린에 부합하는지 아닌지를 모두 다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남북 관계도 결국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기본 노선에 맞게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부분을 총괄적으로 이해하고 남북 관계에 대해 충분히 팔로업(follow-up) 돼 있는 사람 중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에 폭이 넓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차기 정부의 인선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한 조각, 그리고 공천심사위원회라는 ‘3각 구도’로 이뤄진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자가 어떤 원칙을 갖고 인사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인터뷰에 응한 실세들은 ‘실용성’을 인사의 최우선 기준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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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복 의원 -`경북 경주(57세) -`서울대 법대 -`서울지검 검사,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캠프 제1사무부총장
- 박희태 의원은 “코드 인사는 없을 것”이라 단언한 뒤 “당선자와 가깝다든지 과거에 함께 손잡고 일했다든지 해서 (기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정권이 코드내각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용내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룡 의원은 “당선자가 원래 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노무현 정권이 이념 과잉을 방조해 문제가 많았다”며 “이젠 실용노선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당선자는 형식논리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주 인사하러 오는 사람, 쓸데없이 따라다니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 당선자는 사람의 인품을 가장 먼저 본다”며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우선적으로 따진다”고 말했다. 그는 “충성도는 인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형준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스페셜리티(전문성)”라며 “그 다음으로는 인성을 중시하는 것 같고, 로열티(충성심)는 그 다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집권당으로 자리잡은 한나라당은 이재오 의원의 입지 문제, 박근혜 전 대표와 당선자와의 향후 관계 등 해결해야 할 내부 과제를 안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 캠프의 좌장으로, 한나라당 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과 정면으로 각을 세우며 ‘악역’을 떠맡았다. 이 의원은 그로 인해 박 전 대표 캠프 측과 갈등을 빚게 돼 중간에 낙마하는 아픔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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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두언 의원 -`서울(50세) -`서울대 무역학과 -`한나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위원장 -`캠프 선대위 총괄기획팀장
- 이재오 의원에 대해 박희태 의원은 “이 의원의 장악력과 활동력은 탁월하다”며 “누가 뭐래도 이재오 의원은 당선의 1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이) 앞으로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이재오 의원은 MB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공이 크다. 잘하려 하다 보니 이런저런 말실수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트러블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기간 내내 당의 중심을 잡아주고 기여를 많이 한 강재섭 대표와 함께, 두 사람은 향후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당선자의 관계에 대해 정종복 의원은 “당내 경선 직후 MB가 ‘이젠 이명박 캠프도 박근혜 캠프도 아닌 한나라당 캠프만이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미 공헌한 대로 공천과 각종 인선에서 많은 부분 (박 전 대표 측을) 존중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선대위 구성에서도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많이 포진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 캠프와의 문제는 경선이 끝나면서 이미 당선자의 마음속에서 다 끝난 것”이라며 “이 당선자는 굉장히 실용주의적인 사람이라 모두 털었고, 앞으로 국정 운영할 때 (박 전 대표 캠프 측 인사들은) 물론 중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MB는 박근혜 전 대표를 정권의 동반자로 표현한 바 있다”며 “이는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며, 불이익 주는 일 없이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新보수 탄생] Part 1 측근 6인이 말하는 이명박 정권 운영 기조
- Part 1 脫여의도, 현장 전문가 시대가 온다
“열정 지닌 현장 전문가들 중용할 듯 능력·인성 중시… 충성심은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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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형준 의원 -`부산(47세) -`고려대 대학원(사회학 박사) -`중앙일보 기자 동아대 사회학전공 부교수 -`캠프 선대위 대변인
- 이른바 ‘6인 회의’로 불리는 원로급 인사들의 행보에 대해 정종복 의원은 “선대위에서 후보를 돕는 역할로 사실상 종료되는 것 아닐까 싶다”며 “그분들은 본분의 역할로 돌아가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대의민주주의 정치에서 ‘장유유서’라는 말은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일본의 경우 젊은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하지만 한 번 더 고민해 보면 원로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젊은 정치인과 원로급이 조화를 이루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당내 중진들 거취에 대해 “정권 창출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분들이지만, 이제 여러 변화상에 맞춰 조금 더 진지하게 향후 행보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프 내 초선 의원들을 강경파로 분류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 “우리 정치는 젊은층과 노장층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젊은 정치인들의 반짝이는 지혜와 창의력이 중진의 기지와 결합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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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호영 의원 -`경북 울진(47세) -`영남대 대학원(박사과정 수료) -`대구지법 부장판사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캠프 후보비서실 부실장
- 이명박 정권은 4월 총선이란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다. 시한이 촉박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이후 총선에 나가거나, 입각을 거쳐 출마하는 경우는 생기기 어렵다. 정부와 출마,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이 생긴 것이다.
박희태 의원은 이에 대해 “개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총선이 목전에 있기 때문에 당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은 총선 이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정권은 한나라당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소수 공신의 전유물도 아니다”라며 “각계 전문가를 모아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인적 쇄신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례대표, 청와대, 내각 등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하지만 당선자가 기존 여의도식 정치 방식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기존 정치인들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민주성이 강화될 것이고 실천력 있는 사람이 환영받는 상황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노무현 정권을 보면서 ‘당정 분리’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와 행정부·청와대가 함께 가야 하는데, 노무현 정부에선 따로 놀아 국정 혼란만 가져왔다”며 “당정 분리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기존 정치세력의 반발에 대해 “당선자는 정해진 절차대로 가게 될 것”이라며 “일정부분 MB의 철학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MB는 국민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가 무조건 밀어붙이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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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은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한결같이 언급을 자제했다. “10년 만에 보수 정권이 들어서는 데다 총선이 곧바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권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이름이 거론되면)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희태 의원은 “MB에 대한 국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수위원장은 이 토대를 다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인물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당내 인사가 적합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김덕룡 의원은 인수위원장에 대해 “정치적 경륜이 있어야 하고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며 “이에 부합하는 인물이 당내에 여럿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권 인수작업은 공식적으로 25일간”이라며 “그 동안 정부 기조를 세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도리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며 “초기에 안정적으로 정권을 넘겨받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당선자가 직접 (위원장에) 적절한 인물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경험과 행정적 전문지식을 갖춘 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정치력·실무능력·전문성을 다 갖춘 사람이면 좋다”며 “여기에 개혁성까지 갖춘다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사실 좌파 정권 10년을 지내면서 보수 세력에서 인재가 육성되지 못했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 중 저쪽 진영으로 넘어간 사람도 있다”며 “인력풀이 말랐다고 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인재풀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의원은 “우리나라 대통령제에서는 초기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국정 아젠다를 어떻게 세팅할 것인가가 무척 중요한 만큼 인수위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관료로부터 보고를 받는 곳”이라며, 위원장에 대해 “정치력도 있어야 하고 관료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선자의 스타일을 보면 폼 잡는 조직보다는 실질적으로 일하는 조직과 사람을 중시한다”며 “캠프와 캠프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지만 주말(22일)까지 인수위 구성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당선자는 줄곧 정치과잉을 우려해 온 분”이라며 “탁상공론과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해온 부분(사람)은 철저하게 배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는 말만 하고 실천력이 약한 사람을 싫어한다”며 “무엇보다 현장 전문성이 강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에 응한 측근들은 이명박 정권의 우선 과제로 ‘경제 살리기’를 꼽았다. 박희태 의원은 “IMF 경제위기를 극복했을 때의 노력과 단결력이 필요하다”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모든 국민이 여기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의원은 “당선자는 우선 경제 살리기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양극화가 아니라 중산층 회복과 서민경제 향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는 서울시장 당시에도 3조원의 부채를 갚고 나왔다”며 “효율적 정부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라 예산을 10% 정도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특검에 관해 박희태 의원은 “일련의 의혹은 원래 아무것도 없던 것”이라며 “선거를 위해 없는 것을 만든 조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은 “이명박 특검법은 신당에서 새정부를 흔들고 빈틈을 파고들어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의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한 ‘총선용’이 아닌가 싶다”며 “이미 검찰 발표에서 밝혀졌듯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과 질서보다 ‘떼법’과 목소리 큰 사람이 행세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박희태 의원은 “대운하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새로 만든 공약이 아니라 당선자의 오랜 꿈이자 정책”이라며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복 의원도 “한반도 대운하는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홍보작업과 교육이 조만간 수반될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 [新보수 탄생] Part 1 측근 6인이 말하는 이명박 정권 운영 기조
- Part 1 脫여의도, 현장 전문가 시대가 온다
“열정 지닌 현장 전문가들 중용할 듯 능력·인성 중시… 충성심은 그 다음”
측근들이 말하는 인간 이명박
“보도된 이미지와 다르게 무데뽀 아니라 섬세 일할 땐 매우 치밀… 결재 맡기 쉽지 않아”
6인의 측근은 ‘대선’이란 긴 역정을 함께 하며 이명박 당선자의 사람됨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당선자의 성격에 대해 후보 수행실장인 주호영 의원은 “가까이서 보니 뮤지컬과 영화를 좋아하는 섬세한 사람이더라”면서 “계획단계에서 지루할 정도로 절차와 과정을 거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계천 복원사업 당시 인근 상인들과 수없이 만나 설득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쳐 일단 결과가 나오면 흔들림 없이 ‘주욱’ 밀고나간다. 그래서 MB가 추진한 정책들이 대부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MB는 무데뽀가 아니며 쉽게 화를 내는 법도 없다”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 박형준 의원은 당선자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며 “자신이 세운 뜻에 대해 어떤 공격이 들어와도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명박이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인(動因)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당선자는) 일하는 데 있어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치밀하고 꼼꼼하다”며 “한마디로 결재 맡기가 참 쉽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급쟁이에서 30대 CEO 신화를 만들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복 의원은 “평소 지인들과 만나면 자신을 내세우거나 자기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고민을 내색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칭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점이라면 욕심이 좀 많은 편이라 평소 많은 부담감을 안고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한마디로 용량이 엄청난 사람, 대한민국이 좁은 사람”이라며 “사물의 핵심과 사태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다만 지금까진 워낙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당선자는 약간 샤이(shy)한 측면이 있다”며 “소심한 것이 아니라 세심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의 성격이 외부에 알려진 것과 약간 다르다”며 “항상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 이범진`(bomb)·채성진`(dudmie)·김대현`(ok21@chosun.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