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갯불 임명장 청와대!

번갯불에 임명장 볶은 靑…

김부겸 총리 새벽 재가, 임혜숙·노형욱도 '일사천리'

김부겸총리, 임혜숙과학기술정, 노형욱국토교통, 문승욱 산업통상, 안경덕고용노동장관 임명장
아침 7시부터 후다닥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을 임명했다. 김 총리 임명동의안과 임·노 장관을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처리되자 임명 절차를 완료한 것이다.

세 사람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빠른 시간 내에 매듭짓고 국정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향후 여야 간 대치뿐만 아니라 당·청 사이에도 불협화음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7 재·보선 패배 이후 문 대통령은 '협치'를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의석을 내세워 '날치기' '독주'를 거듭하는 데다 사실상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가 민주당을 주도해 임명을 강행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 총리와 임·노 장관의 임기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쯤 김 총리 임명안을 재가한 데 이어 2시간여 후인 오전 9시 두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들은 오전 10시20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지난 6일 임명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안경덕 고용노동부장관 임명장도 함께 수여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부겸 총리를 중심으로 마지막 1년을 결속력을 높여 단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부겸 "철저히 통합할 것"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면서 "철저하게 통합을 지향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우리가 함께해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일하는 자세나 일을 풀어가는 방식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방법으로 해내겠다"며 "여야 모두에게 정말 성심성의껏 상황을 설명하고 도와 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내놓은 키워드는 △우한코로나(코로나19)와 민생문제 해결 △경제회복 △국민화합이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김 총리는 "집값 안정 기조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세대에서 실수요자들이 주택 마련에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더 이상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경제회복과 관련해서는 "최근 우리 경제가 시장 전망을 웃돌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면서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방역이 안정되는 대로 과감한 소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 화합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사회 갈등을 해결하고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野, 김오수 인사청문회에 '올인'할 듯

국민의힘은 이번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과 관련해 여론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의 자진사퇴가 '희생 플라이' 역할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이어졌지만, 이번 임명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독주 프레임'을 이용해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공세를 높이면서, 26일까지 마쳐야 하는 김오수 검찰총장후보자 청문회에 집중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기현 당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향해 "매우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는데 후보자로 세우는 정권의 무모함과 파렴치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도 높은 청문회를 예고했다.[김상현 기자 2021-05-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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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조국' 사수한 민주당… 윤희숙 "이게 문재인식 페미니즘" 일침

"국민이 뻔히 보고 있는데 '옜다 여자들 가져라'… 장관직이 자신들 쌈짓돈인가"
"능력 자질 모자라도 여자니까 임명하자는 건 꼰대마초… 양성갈등에 기름" SNS
文 "여성 롤모델 필요하다는 생각"... 롤 모델이 '가족출장'?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뉴데일리DB

정부·여당이 '임혜숙 사수'를 위해 거론한 '여성 배려'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문재인식 페미니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듯하고 능력있는 여성을 열심히 찾는 게 아니라 능력과 자질이 모자라도 여자라 상관없다는 게 문재인식 페미니즘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국민이 뻔히 보고 있는데 장관직이 자신들 쌈짓돈이라도 되는 것처럼 '더 찾기도 귀찮으니 옜다 여자들 가져라'라고 한다"면서 "그 말을 듣고 여성들이 '네, 저희는 어차피 부족한 사람들이니 주시면 감사합지요' 할 줄 아는가 보다"라고 힐난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외유성 가족 출장 △논문 표절 및 배우자의 논문 내조 △위장전입 및 아파트 다운계약 △탈세 의혹 등을 제기하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야당의 반발에도 임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 이날 오전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자질 부족' 논란의 임 후보자를 두고 '여성 배려 차원'이라는 근거로 두둔한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여성 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학기술 분야"라며 "성공한 여성의 롤모델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임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재선인 강훈식 의원도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성 후보자를 찾기가 참 어렵다"며 "여러모로 국민 지적을 받았던 것은 있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서라도 (임 후보자를) 임명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같은 여권의 인식을 두고 윤 의원은 "여자 후보자 찾기가 힘드니 국민 눈높이에 미달해도 그냥 임명시키자는 말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이 정부는 페미니즘을 외치기만 할 뿐, 믿는 바도 추구하는 바도 없는 '꼰대마초'에 다름 아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여성 할당 30%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오랫동안 지속된 남성중심 사회구조 속에서 능력이 저평가된 여성을 열심히 찾는 방식으로 지켜야 한다"며 "애써 찾은 후보가 자격미달이면 당연히 좋은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저렇게 훌륭한 사람을 열심히 찾게 만들고 유리천장을 두들기니 여성 할당도 좋은 제도구나'라고 인정받는 게 진정한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찾기도 힘든데 30% 채우기 위해 그냥 임명'이라는 청와대와 여당의 발언은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을 크게 후퇴시킬 뿐 아니라 안 그래도 심화된 20대 양성갈등에 기름을 붓는 짓"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젊은 층에서는 더이상 학업과 취업능력, 업무성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못하지도, 시혜적 배려의 대상이지도 않다"며 "청년들로서는 차별시정적 제도의 존립근거를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역차별'이라 느낄 여지가 크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윤 의원은 "말로만 외칠뿐, 실제 능력과 상관없이 패거리끼리 장관직을 나눠먹는 데 페미니즘을 써먹은 정부에게 진정성을 바라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무지와 나태로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것은 심하다"고 덧붙였다.[손혜정 기자 2021-05-14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