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자 ! 대한민국!
여류 시인 이국화의 근작 수필 본문
예의 지키는 것도 애국
여류시인 이국화의 근작 수필
옛어른 말씀이 혼자 있을 때도 남이 보는 것처럼 행동 하라 했다. 밤에 보는 이가 없어도 밤말은 쥐가 듣는다면서 말조심을 시켰다.
하지만 사람의 속성이 원래 그런 건지 아무도 없을 때는 맘대로 행동하며 예의를 거두고 싶어진다.
본능일지 모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눈치 코치가 생기다 보니 억압되는 정서가 쌓여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억압된 정서는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 살 수 없는 데서 오는 것들이다.
원시 동물도 아니고 만물의 영장인 사람으로 많은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어찌 나하고 싶은 대로 멋대로 행동할 수 있으랴.
아무리 자유라 해도 자유란 내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남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는 선 안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유를 맘껏 누리고 싶은 경우가 생긴다. 여행으로 외국에 나갔을 때이다.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아는 사람 이목이 두려운 것도 없고, 자주 만날 일도 없으니 까짓 맘대로 스트레스 한 번 풀어보면 어떠랴!
물론 그것도 좋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멋대로 한 행동들이 누적되어 코리안은 이렇다고 다 알아버리게 되는게 문제이다.
그리고 ‘코리안 노’ 이상한 딱지들이 붙는다.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는 다리 한 개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가는 것이 국경을 넘는 것이다.
그리고 물가는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를 비교하면 말레이시아가 엄청나게 싸다.
쇼핑은 물론 식사하러도 가고 자동차 기름도 말레이시아로 가서 넣으면 싸다고 그곳에서 기름을 넣고 오는 일이 많아 싱가폴에서 제동을 건지는 오래되었다.
골프를 치는 일도 말레이시아가 싱가폴에 비해 훨씬 싸서 말레이시아로 가서 골프를 치다가 다리를 건너온다.
한국 사람이 외국에 나가면 거의 골프를 치는데 한국에서 많이 들던 비용이 그곳에서는 싸기 때문에 골프에 대한 유혹에 빠지는 것 같다.
골프를 싸게 친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랴! 그런데 여기서 한국 사람이 아주 못된 짓들을 하도 해서 소문이 나있다는 점이 문제다.
캐디는 팁을 주어야 하는데 ‘내기 골프’가 졌으면 기분이 상해 캐디에게 팁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뻑하면 큰 소리 치고 욕설을 퍼붓는다. 그 바람에 한국 사람이 골프장에 들어갈 때는 입장료에 미리 캐디 팁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 어디 또 있을까.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거푸 볼 일이 없다 해서 그렇게 마구잡이로 행동해도 되겠는가?
그 개인이 누군지는 몰라도 그가 코리안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터이니 이것이 나라 망신이 아니고 무엇인가.
나라의 위신을 이렇게 떨구어도 되겠는가. 어글리 코리언들이여!
한국이 잘 살게 되면서 한국 상품이 질이 좋다는 정평이 나있다. 중국에 가도 상품을 한국 것이 좋다고 그들이 먼저 소개한다. 지금 중국 관광객이 오면 명동의 한국 화장품이 동이 나는 것을 보아도 알만하다.
싱가폴에 가도 마찬가지다. 옷가게에 갔을 때 중국제와 한국제가 있는데 말이 잘 안 통하는 상태에서 중국제를 쳐들고 고개를 저어 보이고는 한국 상품을 들고는 엄지 손가락을 올려보인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한국 사람이 아니고 일본인 쯤으로 보였나 해서였다.
왜 나라 망신을 시키고 다니는가? 한국이 잘 살게 되면서부터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 대접이 다르더라고 해외 여행 많이 한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베트남에서도 돈 잘 쓰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니 친절을 더 많이 베푸는 것 같았다.
나라 망신을 시키지 말자.
말이 안 통해도 여러 나라 사람을 겪어보는 그들이 먼저 안다.
그들이 우리보다 못 산다고 캐디를 때리고 팁을 떼어먹고 하다 보니 오죽하면 입장료에 캐디 팁을 붙여서 받겠는가.
가난하고 못 배웠다고 다 바보는 아니다. 여러 번 속아보면 그들에게도 대책이 서기 마련이다.
혼자 미친 짓을 하고 싶거든 사람 없는 곳으로 가라.
그 무례하고 잔혹한 인간성을 가진 사람은 한국으로 돌아오지 마라.
돈 안 들이고도 애국하는 방법은 해외에 나가서도 예의를 지키는 일이다.
한 번 속은 사람은 절대 사람을 믿으려 하지 않고 한 번 나쁜 인상이 박히면 그 종류의 사람 전부에 대해서 불신을 하게 된다. 예의를 지킴으로 또 한 가지 애국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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