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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곡 0순위 아! 테스형

새벽이슬1 2020. 11. 4. 19:38


■ 초등학교 5학년 손녀딸과 통화를 했다. 지 아빠가 '아,테스형' 노래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옆에서 자주 듣다보니 그 노래가 좋아졌다며 하빠도 한번 해보란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열심히 연습해 다음주 토요일 쯤 식구들 앞에서 함께 부르기로 약속했다.

유튜브를 들어가보니 '아,테스형' 천지였다. 손에 잡히는대로 이거저거 들어보다가 한 노래방을 골랐다. 4분의 4박자 트롯풍이니 '두울세엣넷 하나'를 한 다음에 가사 들어갔다가 바로 한 박자 '쉬고' 또 가사 들어가면 음정을 맞추기 쉽단다.

(두울세엣넷 하나), '어쩌다가' (쉬고) '한바탕' (두울세엣넷 하나), '턱빠지게' (쉬고) '웃는다' (두울 세엣넷 하나), '그리고는' (쉬고) '아픔을' (두울세엣넷 하나) '그 웃음에' (쉬고) '묻는다' 이게 기본이다. 디음 소절, '그냥와준 오늘이/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마는/또 내일이 두렵다' 는 앞 소절과 음정이 똑같다.

세번 째 소절, '아, 테스형' (두울세엣넷 하나), '세상이' (쉬고) '왜 이래' (쉬고) '왜 이렇게 힘들어' 하고 끝을 내린다. 다음에 올 '아, 테스형' 의 클라이막스를 위한 에너지 저장소다. (두울세엣넷 하나), '아,테스형' (두울세엣네엣 하나), '소크라테스형' (두울세엣네엣 하나), '사랑은' (쉬고), '또 왜 이래'는 목에 핏대를 세워 피날레라 생각하고 힘차게 악을 써야한다.

네번 째 소절, 자칫 트롯을 뽕짝으로 비하하는 사연 중 하나는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적인 가사의 내용인데 나훈아는 그냥 맹목적으로 소크라테스만 부른 게 아니라 그가 설파한 '너 자신을 알라며' 라고 아테네 국가통치 덕목을 이 대목에 소환해서 가사의 품격을 높이면서 첫 소절과 같은 음정으로 '툭 내뱉고' (쉬고) '간 말을' (두울세엣넷 하나), '내가어찌' (쉬고) '알겠소' (두울세엣넷 하나) '모르겠소' (쉬고) '테스형'으로 음정을 낮추면서 알듯 모를듯한 뒤끝을 남긴다.

문제는 소위 2절이다.
'울 아버지 산소에' 가사에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항상 자신이 불효하다고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효심'을 건들었다. 거기에 바로 '제비꽃이 피었다' 했는데 설사 제비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제비' 란 단어에서 상상할 수 있는, 꽤 예쁜 꽃일거라는 긍정적 이미지에 더하여 누구나 다 친근감있게 알고 있을 국민 야생화 '들국화도' (쉬고) '수줍어' (두울세엣넷 하나) '샛노랗게' (쉬고) '웃는다' 며 '여심'까지 건든 것이다. 그리고는 '그저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오지 못 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니 '불효자는 웁니다' 가 따로없다.

이제 자학적인 '불효자'가 그 진실성으로 인해 호감을 산 '여심'들과 함께 '아,테스형'을 불러내 (두울세엣넷 하나) '아프다' (쉬고) '세상이' (바로)'눈물많은' 쉬고 '나에게' (두울세엣넷 하나) '아,테스형' (두울세엣넷 하나) '소크라테스형' (두울세엣넷 하나) '세월은' (쉬고) '또 왜 저래' 고래고래 세상에 소리를 질러댄다.

하는 일마다 안돼고, 원망하다보니 죽고싶은 생각이 난다. 그렇지만 지옥갈까 무섭다. 차마 그걸 먼저 물을 수 없어서 '먼저가본' (쉬고) '저 세상' (두울세엣넷 하나) '어떤가요' (쉬고) '테스형' 운을 뗀 다음에 '가보니까' (쉬고) '천국은' (두울에엣넷 하나) '있던가요' (쉬고) '테스형' 하며 죽은 다음의 세상에 대해서 확인해보는 것이다. 물론 죽고나면 꽝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나머지는 '아 테스형'이 여덟 번 반복되는데 그때그때마다 음정이 다 다르다. 감성을 최대한 용해시킬 수 있는 슬픈 가마솥이다.

■ 나훈아를 잘 안다. 그러나 하나도 몰랐다. 나훈아는 단순히 노래만 잘 부른 게 아니었다. 그는 썩어빠진 군대의 어느 장군보다도 뛰어난 전략가였다. '미스 트롯'에서 불이 붙기 시작한 트롯의 열풍이 '미스터 트롯' 으로 절정에 이르면서 나훈아는 칲마스터가 된 남진이 동정해 주어야 할 정도로 그 존재감이 바닥을 쳤다.

설상가상 신비감으로 무장한 은둔의 가황을 하늘높이 치켜 세워주어야 할 연말 무대도 코로나가 조져버렸다. 그는 보수도 진보도 말한 적 없다. 그저 누가 정권을 잡든 노래하는 것을 자유롭게 놓이두면 상관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라고 생각할 만큼 지난 몇 년 사이 세상은 변해도 크게 변했다. 나훈아는 그게 문재인 때문이라거나 코라나 때문이라고 콕 집어 말하지는 않았다.

여하튼 한 달에 1억 원의 저작권료를 받아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나훈아도 자주 웃지는 못하고 어쩌다가 한번쯤 턱빠지게 웃음으로 아픈 부위를 치유한다니 노래를 부를 수 없는 환경은 노래하는 사람에게는 지옥이다. 노래만 부를 수 있게 해달라, 개런티는 안받겠다. 돈에는 누구나 약하다. 더군다나 KBS는 시청율에 배가 너무 고팠다. 덥썩 물 수밖에 없었다. no 편집도 얼씨구, no 재방송도 절씨구였다. 광고 그까짓거 시청료로 땜질하면 no problem.

'나훈아 어게인' 은 확실했다. 두 번을 방송했으니 50% 시청율이면 온 국민이 다 보았다는거고, 나훈아는 문재인을 제치고 잠깐 국민 대통령이 되었다. KBS 사장도 국회에서 성공담을 말하며 시청료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여당마져 넋 빠진 놈이라고 뒷담화 깠다. 그래도 여하튼 모두의 성공이었다. 특히 전략가 나훈아는 출연료보다 휠씬 두둑한 노다지를 캐고 있다.

■ 노래를 해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중복되는 단조로운 멜로디하며, '효심'이 배어있고 '여심' 마져 훔치는 가사는 중독성이 강하다. 실직했다던지 어디가 아프다던지 인생살이에서 어떤 조그마한 삶의 생채기라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칫 이 노래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잖아도 OECD국가 중 자살율이 1위인데 노래는 자꾸 퍼져나간다.

정작 나훈아는 작은 가슴들을 횃불로 지져놓고 홀연이 사라져버렸다. 이제 어쩌란 말인가. 유명 연예인의 죽음도 예사롭지 않다. 한강 다리에서 멈칫거리던 실직자가 그냥 뛰어내릴 확률이 높아졌다. 노래를 연습하다보면 감정이 자꾸 격해진다. 없는 병도 생긴다는 말이다. 하물며 완창의 경지에 이르면 여차하는 순간 '울 아부지 산소' 로 간다는 유언장을 남길지 모른다.

그것 뿐이겠는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좋은 세상이라면 내년 봄 벚꽃도 보고 설악산 단풍 또한 가을 버킷 리스트이겠거늘 뉘라서 테스형에게로 가려하겠는가.
문제는 현실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말만 잘못 꺼내도 감옥에 가게되는 그런 세상에 사느니 차라리... 이러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하라' 해놓고 정작 불법비리를 수사한 검사들은 싸그리 좌천시켰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지만 박원순의 성추행에 침묵했다. 울산시장 선거공작에도 대통령이 침묵하는 걸 나훈아는 보았다. '보궐선거 무공천' 약속을 뒤집는 걸 보고도 이유도 안돼는 이유로 입 다물고 있는 문재인을 그는 지금 보고 있다. "내년 봄에 경제가 반등한다고? 끌 끌 끌, '아, 건희형' 노랠 또 하나 만들어?"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는 새마을 운동이 한참 치열할때 구슬프다하여 사기를 꺾는다는 말도 안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가 풀렸다. 2500년 년 전의 소크라테스와 호형호재하는 나훈아의 치기어린 담대함이 가져올 결과물은 무엇일까? 정서상 안맞아 전국적인 확산을 막고자 극단적 선택을 부추킨다는 억지로 샛노란 들국화 꽃잎을 피멍들게 할까, 아니면 코로나로 기죽은 세상에 위안을 준다며 위험을 무릅쓸까.

"아, 테스형, 이 노래가 저자 거리에 널리 널리 울려 퍼졌으면 좋겠소. 너 자신을 알라고 툭 내 뱉은 그 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으라고 말이오."

2020년 11월 광주 학생의 날에

손녀 딸과 함께 불러 보렵니다.


나훈아

 

테스 형 (가사)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https://youtu.be/MRrXRlVd0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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