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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개열 언청이었던 우리형~ 본문
♧ 우리 형 ♧
우리 형은 구개열이라고 하는 언청이였다 세상에 태어나 형을 처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어머니의 젖꼭 지가 아니라 차가운 주사바늘이었다. 형은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했고 남들은 그리도 쉽게 무는 엄마의 젖꼭지를 수술의 상처가 아 문 후에야 물수 있었다.
형의 어렸을 때 별명은 "방귀신" 이었다. 허구한 날 밖으로 안 나 오고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오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다. 나로서는 차라리 그런 형이 집안에만 있 어주는 것이 고맙기도 했다. 어린 마음에 그런 형을 두고 있는 것 이 창피하고 부끄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형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때 수 술실 밖에서 꼼짝 않고 앉아서 기도드리던 어머니의 간절한 모습 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엄마의 모습속 에서 형에 대한 질투심 마져 느끼고 있었다. 솔직히 어머니는 나 보다는 형을 더 좋아했다.형은 착하고 순한 아이였고 나는 거칠고 장난꾸러기였기 때문이다.
나보다 한해 먼저 초등학교에 입학한 형은 항상 반에서 일등을 했 다. 그런 형이 언젠가는 어머니에게 심한 매를 맞은 적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한참 만화와 오락에 빠져 용돈이 부족하 게 되자 어머니의 지갑에서 오천 원을 훔쳤다. 당연히 저를 의심하 고 추궁하셨지만 저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하자 이번에는 형을 추궁했다. 그러자 형은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어머니에게 잘못했 다고 하는 것이었다. 형을 믿었던 어머니는 더욱 화가 나셔서 형 에게 모진 매를 때리셨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자 미안한 마음이 들 어 형에게 다가갔더니 형은 사시나무 떨 듯 하면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것이었다. 그만큼 형은 착한 성품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간 형은 여전히 반에서 일등을 했다. 나도 공부는 제 법 하는 편인데도 형에게는 늘 지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는 형보다 10센티 정도는 더 컸다. 어느 날 집 앞에 참새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내가 그 죽은 참새를 쓰레받기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려 하자 형은 가엽다고 하며 정성 껏 뒷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 것이었다. 형은 길에서 거지를 만 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어서 항상 쪼들 리는 용돈임에도 형은 자신보다 남을 항상 더 배려하는 참으로 착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우리 집에 경사가 났다. 형이 대학을 합격한 것이다. 형은 서울의 좋다하는 대학을 다 마다하고 포항의 P공대를 지망해서 합 격한 것이다. 형이 학교를 위해 집을 떠나는 날 어머니는 그렇게 서 러워 할 수 없었다. 마치 당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형과 떨어지는 것 이 슬펐던 모양이다. 형은 언제나 어머니 생일만 되면 선물을 하곤 했다. 중요한 것은 어머니와 형의 생일이 같은 날이라는 것이다.
하루는 어머니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 다고 하시면서 형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초조하게 보내시던 어머니가 전화한통을 받으시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나는 부리나케 포항으로 내려갔다.
오히려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말도 했다. 산소마 스크를 하고 있는 형의 맥박이 보였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 리시면서 두 손을 모아 누워있는 형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순간 연약 하게 뛰던 형의 맥박이 조용히 수평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사랑하는 어머니를 여태까지 기다리다가 그제서야 안심하고 떠 나는 것처럼....
차도를 무단횡단하뎐 어린 여자아이를 트럭이 덮치려하는 순간 형이 그 앞에 뛰어 들어 다행이 여자아이는 팔을 조금 다치고 말았는데 형 은 트럭에 치이고 나서 머리를 땅에 부딪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며칠 동안 우리 집은 무덤과도 같았다. 음식을 거부하던 어머니는 온 몸에 열꽃이 오르는 지독한 열병에 시달리다가 당신의 생일 날 마치 형을 따라 가시려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그날 오후 초인종소리에 나갔더니 수백송이의 꽃이 배달되어 온 것이다. 형이 죽기 하루 전 준비해 둔 것어었다. 짤막한 축하 메시 지와 함께... "어머니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사셔야 해요. 저는 언제나 어머니 곁에 함께 할 겁니다."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어머니의 눈가에 눈물 이 보이기 시작하고 한없는 평화가 감돌고 있었다.
받아 온 글 - 隱 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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