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30일 오후 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원희룡 의원을 꺾고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설 단일 후보로 확정된뒤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의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이 30일 원희룡 의원과 후보단일화에 성공해 오세훈 현 시장에 맞서게 됐다. 다음달 3일 열리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은 오 시장과 나 의원, 김충환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나 의원은 29일 저녁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원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여 단일후보로 정해졌다. 두 후보의 자세한 지지율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근소한 차이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는 외부기관 2곳에 의뢰, 서울시 책임당원 1000명과 서울시민 2000명 중 한나라당 지지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결과 브리핑에서 “서울시장을 비롯해 당의 전 지방선거를 선도할 후보로 나 의원이 결정됐다”며 “근소한 차이였다”고 발표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나라당은 더이상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며 “이제 변화하는, 새로운 인물로 승리해야 하며 나경원, 원희룡의 힘이 합쳐질 때 얼마나 큰 힘이 나올지 모두 확신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승리로 답하겠다”고 단일화 소감을 통해 밝혔다.
원희룡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경선에 출마하지 않고, 이날부터 나 의원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원 의원은 “1+1이 2가 되는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1+1이 감동의 폭발을 가져오는 새로운 감동과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나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나 의원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냄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당내 서울시장 경선주자중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오 시장을 넘을 수 있을지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의원 측은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 48명 중 절반을 확보할 수 있고 일반 서울시민 사이에서도 ‘단일화 열풍’이 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두 의원이 확보한 지지율의 일부가 오 시장 쪽으로 이탈, ’오세훈 대세론’을 꺾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나경원 "뚝심과 세심이 뭉쳐 드라마만들것"
정치권에 입문한 지 8년도 채 안 되는 재선의 나 의원이 3선의 원 의원을 꺾음으로써 ‘최초의 여성 대 여성 서울시장 선거’, 나아가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시장 후보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나 의원이었으나, 불과 2개월여 만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할 유력 주자로 도약한 셈이다.
또한 나 의원은 한나라당 최초로 이뤄진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 동창이자 사법시험(34회) 및 사법연수원 24기 동기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원 의원과 ‘정치적 동반자’가 됐다.
나 의원은 “원 의원과는 대학교 1힉년 1반 같은 반 친구”라며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원 의원의 대승적 결단과 양보로 이뤄낸 것 아닌가 싶다”고 승리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원희룡의 ‘뚝심’과 나경원의 ‘세심’이 이번 경선의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 해 지방선거 승리로 답하겠다”며 경선 및 본선의 필승 각오를 다졌다.
앞서 마이크를 잡은 원 의원은 “둘 중 누가 후보가 되든 흔쾌히 승복하고 선거운동원을 맡아 뛰기로 한 약속을 이 자리에 모인 분들 앞에 100% 지킬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그동안 자신을 위해 뛴 지지자들에게 “죄송하다”면서 “5월3일 제 이름 칸에 도장이 찍혀 들어가야 할 표, 모두 나경원에 도장을 찍어 투표함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단일후보 발표에는 양측의 지지자 100여명이 참석, 두 의원의 이름을 번갈아 연호하며 단일후보 선출을 축하했다.
한편 2곳의 외부 전문기관이 실시한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나 의원측이 추천한 기관에서는 원 의원이, 원 의원측이 추천한 기관에서는 나 의원이 각각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