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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세종시 논쟁 해법

새벽이슬1 2009. 12. 13. 19:30

미국에서 본 세종시 논쟁

 

계룡산으로 오르는 길이 하나일 수가 없을진대, 이 길만이 계룡산으로 가는 길이라고 우기는 것은 지나친 독선이고 아집입니다.

  조광동(在美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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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에서 찬반에 앞장을 서는 정치인들이나 지도자들을 보면 결국은 정치 색깔과 이념으로 갈라지고 거기에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자기 표계산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말로는 국가백년대계라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자기들 이해득실과 표계산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정치인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해야 한다,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국민들의 여론조사나 정치인들의 주장과 신념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두 푼의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천문학적 재원을 투입해서 새로운 행정 도시를 만드는 일이 돌팔이 의사나 선무당 정치인들의 말싸움과 신념 대결로 될 일이 아니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주 오랜 연구를 거쳐서 종합해야 할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직을 걸 만큼 세종시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서로 다르고 자신감을 피력하지 못하는 세종시 건설에 대해 허구한 날 술 마시고 농성이나 하는 국회의원들의 얕은 브리핑 지식으로 어떻게 국회의원직을 걸만큼 결연한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믿어 지지 않습니다.  

 

  우선 물어야 할 것은 노무현 정부가 세종시 청사진을 준비했을 때 지금처럼 요란한 토론 과정을 거쳤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몇 백 년을 내다보면서 계획을 세웠고, 새로운 행정도시를 조성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냉철한 손익계산서를 작성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서울의 과밀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발상은 훌륭했지만 아이디어가 좋은 것과 성공률은 다른 것입니다. 세종시 조성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조사와 토론을 거치지 않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작성되었다면 그것은 당연히 수정되어야 합니다.   

 

  세종시가 국가의 장래에 문제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적 약속 때문에 원안대로 강행하겠다는 것은 자기 이익을 위해 나라 이익을 희생시키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국민의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 걸고 잘못된 것을 밀고 나가는 것은 자기를 속이고, 국가와 국민을 속이고, 미래를 망치는 것입니다.

 

  정치인의 진정한 용기는 나라의 이익이 자기 지역구나 선거 표와 상충할 때 나라의 이익을 택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결정과 약속이 잘 못 되었을 때 미래를 위해 그것을 뒤집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조성되었을 때 상식적으로 대두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대통령과 의회는 서울에 있는데 세종시에 있는 부처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과 의사소통을 위해 화상 회의를 대안으로 제의하기도 하고, 국무총리나 장관에게 권한과 업무를 대폭 이양하는 것을 말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무지한 생각입니다.

 

  국사를 논하는 일은 대통령이나 관계자들이 얼굴과 눈을 맞대고 숙의하고 토론해도 힘든 것이 많은데 화상 회의로 한다는 것은 너무나 도식적이고 기계적인 생각입니다. 화상 대화는 감정과 속마음이 전달되기 힘들기 때문에 중요한 국사를 논의할 수 없습니다. 장관이나 총리에게 업무를 대폭 이관한다는 것도 한국의 의식과 정치 행태를 너무 무시한 편의적인 합리화입니다.   

 

미국처럼 대통령과 장관이 정치적 임기를 같이하는 나라에서도 대통령과 각료들은 얼굴을 맞대고 토론하고 협의하는데 한국처럼 장관 목숨이 하루살이이고 장관이 대통령 눈치를 보는 정치 풍토에서는 가당치 않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상식적인 문제점은 원안대로 세종시가 되면 사람이 몰려들어 활성화가 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병든 도시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워싱턴 D.C.는 완전히 슬럼가로 변했고 교육이 엉망이라 한인 2세 미셀 리를 발탁해서 교육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워싱턴 D.C.는, 각 부처는 물론 백악관과 의사당까지 자리잡고 있는데도 도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은 서울에 그대로 있고 부처만 옮기겠다고 하는데 과연 거기에 수십만 시민들이 몰려들어 도시를 활성화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미국에는 각 주마다 주정부 업무를 관장하는 수도와 중심 도시가 따로 있으나 대부분의 주 수도는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인들처럼 일류를 찾는 의식을 가진 사회에서는 교육과 주거와 일자리 환경이 최고가 되지 않으면 행정 도시는 모양만 그럴듯한 유령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세종시 원안이 잘못되었다면 원점으로 돌려서 토론을 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은 뒤늦었지만 잘한 것입니다. 잘못된 줄 알면 부끄럽고 몸둘 바를 몰라도 고백하고 고쳐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했지만, 대통령이 되고 보니 그것을 지키는 것이 나라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릅니다.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면서 거기에 정치적 생명을 거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발언과 행동이 과연 양심에서 나온 것이고, 자신들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지를 성찰해야 합니다. 세종시는 신의나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성과 판단의 문제입니다. 어떤 세종시를 건설하는 것이 세종시와 충청도와 나라를 위한 길인지를 판단해야 하고, 이것을 판단하는 근거는 국가의 백년대계와 전문성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충청도민들도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자칫하면 충청도민들은 역사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세종시를 만들어 주는 방안에 경청하지 않고 무조건 원안을 고집하는 것은 진취적인 사고가 부족해 보일 수 있고, 편협하고 폐쇄적인 이기주의로 각인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충청도민들을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격이 되었지만 충청도는 더 이상 여기에 농락당해서는 안 됩니다. 계룡산으로 오르는 길이 하나일 수가 없을진데, 이 길만이 계룡산으로 가는 길이라고 우기는 것은 지나친 독선이고 아집입니다.

 

  행복도시 세종시를 만드는 길이 하나만이 아닐 것입니다. 어떤 길이 최상의 길인지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토론하고 국민과 대화하면서 찾아내는 것이 세종시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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