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4·29 보선을 보면 한편의 코미디극이다. 버젓이 한나라당 후보가 출전했는데 무소속후보가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사진을 걸어 놓고 선거를 치르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진풍경이 경주에서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한국정치의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 뿐인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들이 때를 지어 몰려와서 무소속 선거운동을 지휘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당 후보를 비난하고 고발하는데 앞장을 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진의 주인공인 박근혜 자신은 아무런 말도 없고 초상권침해라고 ‘사진을 떼어 달라’는 요구조차도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친박계 인터넷신문인 ‘D신문’에 대해서 ‘이상득 의원과 만난 일이 없는데 만났다는 기사를 냈다’는 이유로 고소까지 하며 진노하던 박근혜의원이 이번에는 무소속 후보가 자신의 사진까지 걸어놓고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도 아무런 말이 없다. 과연 여기에 무슨 깊은 꿍꿍이가 숨어 있을까?
일단 정당인이라면, 당연히 그 정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음·양으로 돕는 것이 당원으로서의 당연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의원의 ‘경주보선’에 임하는 태도는 박의원 개인의 ‘세력’을 늘리기 위해 해당행위를 하면서까지 묵시적으로 무소속 후보를 돕고 있다. 이야 말로 전정한 '한국정치의 수치'다. ‘원칙’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긴다는 박근혜의 이번 태도야말로 ‘원칙’이 아닌 꼼수를 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3월 31일 정수성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득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통해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고 압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은 4월 1일 "그쪽(정수성)이 먼저 만나자고 했기에 그냥 (이명규 의원에게) 가서 들어보라고 했을 뿐이다"라고 반박했고, 이명규 의원은 " 이전에 (정수성 후보와) 전혀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 정 후보에게 떨어지든 붙든 한번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고 했는데 그게 사퇴 압박이냐"고 반박했다.
이 논란에 박근혜는 '한국정치의 수치'라며 이상득을 공격했다. 한 번 만나자고 정씨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상득의원은 그들이 처놓은 그물망에 걸려든 것이나 다름없다. 먼저 만나자고 했으면 만나서 어떤 말을 했더라도 비밀을 지키는 것이 4성장군, 아니 사나이들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것을 뒤집어씌워 득표전략으로
이용하려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한국정치의 수치’이며 또한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함부로 말한 박근혜 의원의 '수치'일 수도 있다.
설사 정수성 후보가 이상득 측으로부터 사퇴를 권고받았다고 한들, 그것이 선거의 승패에 무슨 큰 변수가 된단 말인가? 그런 권고나 압력을 무시하고 꿋꿋히 출마해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으면 되지, 그것을 동내방네 떠들면서 소동을 일으켜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태도야말로 4성장군 출신 답지 않다. "사퇴압력을 받았다"고 아우성치는 후보나 이에 동조해서 '한국정치의 수치' 운운한 박근혜 또한 저질 정치꾼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연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은 힘있는 여당이라고 자랑하지만 실은 한나라당은 비정상적인 정당이다
왜냐하면 한나라당안에 딴나라당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 병을 고치지 못하면 거대 여당 한나라당은 반신불수 정당으로서 정권 실패로 이어져 마침내 좌파에게 정권을 내주어야 할 처지에 이를지도 모른다.
요즘 박근혜의 정치행보를 보면 이명박 정부의 동지인지 좌익세력의 동지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게 만든다. 박근혜와 그 추종자들은 계파 권력욕에 근거해서 정부비판에 몰두하고 있다. 박근혜를 정통우파라고 신격화시키는 박빠 네티즌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 이들은 좌익세력의 선동대원들보다 더 악랄하게 이명박정부를 욕하고 비난한다. 어쩌면 일부 박빠 네티즌들은 골수좌익처럼 보인다. 이럴바에야 적과의 동침보다는 차라리 이혼하고 갈라서서 제 갈길을 야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한나라당은 빠른 시일내에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만할 것이다. 그러나 우파진영의 분열은 결과적으로 좌파들을 돕는 행위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 4. 20,
뉴라이트경주연합 사무처장 김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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