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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참회록 <국가원로회 서신 225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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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참회록 <국가원로회 서신 225호>

새벽이슬1 2021. 11. 22. 21:22


☆ 국가원로회 서신 225호 ☆

- 윤석열의 참회록 -

■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로 줄이자.."

동주는 "만 24년 1개월을" 혹여 "무슨 기쁨을 보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그나마 부끄러워 그것도 "한 줄로 줄이자"고 했다. 그의 참회는 계속된다. "내일이나 모레 그 어느 즐거운 날에/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후꾸오까 형무소에서 조선 글로 시를 썼다 하여 독립군보다 더한 불령선인의 죄목으로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되어 생을 마감할 줄 그때는 누구인들 꿈엔들 알았으랴.

그래서 동주는 환갑쯤의 연배에 생을 뒤돌아볼 기회가 잊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을 터이고 그 어느 잔칫날쯤에 "왜 그런 부끄러운 고백을 했을까" 뒤돌아보며 또 한 줄의 회한을 토할지도 모른다는 예측마저 미리 차단하고자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손바닥 발바닥으로 닦아보자"고 다짐했을 거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게" 살으려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했던" 그의 성정을 보면 알 일이다.

반평생에도 채 못 미치는 귀때기 새파란 동주는 그때 이미 생을 달관한듯싶다. 우주선도 없던 그 시대에 어찌 "어느 운석 밑으로/홀로 쓸쓸히 걸어가는/슬픈 사람의 뒷모습"까지 상상해 낼 수가 있었겠는가 말이다.

■ 그의 삶을 불사르며 사랑했던 조선은 그때도 이미 태극기가 있었고, 동주에 매료된 일본의 여류 시인 지망생과 함께 하숙집 다락에서 한글판 시를 등사하면서 태극기를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윤동주는.

그런 태극기가 대명천지 경제 10위권이라는 화려한 대한민국의 깃발로 다시 살아나 힘차게 나부끼더니 문재인 집권 말년인 오늘에는 일본의 잔혹함보다 더 잔혹한, 국민힘당에서 까지도 능멸의 대상이 되어 이제 사람들이 토요일 오후께 어느 집회에서 익명에 몸을 숨기며 흔들어대는 이념의 깃발로 전락하고 말았다.

휘날리는 태극기는 우리들의 표상이 아니라 그 바람에 얼굴이 차가울 뿐, 뱃지를 차는 것마저 눈치를 살핀다. 석고대죄하라는 준엄한 윤석열에 대한 '요구'는 제발 어떤 변명이라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전락'하고.

하지만 같은 파평 윤씨로 동주보다 두 배 이상의 생을 살아온, 좋은 부모를 둔, 서울대를 들어가고, 나온 석열이가 참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찌 일말의 회한인들 없을 수 있겠는가.

■ 그때 그의 '젊은 나이'는 불과 10여 년 전이었을 것이다. 9년이나 아래인 고시 동기생들과 어울려야 했던 윤석열로서는 두주불사 속에 호연지기라도 뿜어내야 했을 거고. 서울대 재학 시절 전두환에 사형을 내렸다는 모의재판 무용담에 비추건대 국정원의 '댓글 사건'은 법과사전 속에 파묻혀 살아온 그에게 그리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때 있었던 그 사건의 후유증은 컸다. 미운털이 박혀 한직 인사로 요리조리 조리돌림 당하다가 막판에는 대구고검에서 말뚝박게 생겼다. 공직자는 인사가 생명줄이다. 비참한 신세에 엎치면 덮친다는 조선 말투는 또 어찌 적중이었을까.

늦장가에 도둑 든지 모르는 채 사랑하던 아내가 어렵사리 잉태한 '내 생의 존재의 이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한몫하여 스러지고 말았으니 그 참담함이야, 당해보지도 않은 너희들이 정녕 '게의 맛'을 아냐고? 온 세상을 송두리째 뒤엎어 버리고 싶었을 게다.

절치부심하던 그에게 절호의 찬스가 왔다. 특검이라? 옳거니 잘 됐다. 이 싸가지 없는 것들. 내 칼 받아라! 무당파니 소림파니 강호의 검법에도 없는 '묵시적 청탁'과 '경제공동체'의 비법을 창시하여 깡그리 도륙한 코리아판 야마모토 무사시의 출연에 문재인의 눈이 확 뒤집혔다. 저런, 저런, 저런 충신이, 만고에 저런 충신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쓰라고 직위를 하사했다.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을은 울음을 우는' 그 곳만 '꿈엔들 잊힐리야' 있었겠는가. 윤석열에게, 아니 法물 먹은 모든 것들에게 검찰총장은 하늘의 별이었음에 한참 지옥길에서 헤매던 윤석열로서는 그 감회사 잊힐리 만무하고 평생 꽃길을 걸어 마땅할 참이었다.

뭉클, 농부가 길바닥에
얼어죽게생긴 독사를 품에 안고 녹여주었더니 독사는 본성을 나타냈다. 문재인이 그만 물려버린 것이다. "나는 사람한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맹독이 그냥 독이 아니었음을 그는 총장 재직 시절 내내 몸으로 보였다.

■ '권력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태극기 부대의 혼란은 이미 예정된 사랑의 기차표였다. '너는 상행선/나는 하행선'으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 되어 광화문을 유랑한다.

415부정선거의 전모가 드러났음에도 황교안을 제외하고는 콧방귀도 안 뀌는 이준석, 유승민, 홍준표 같은 탄핵의 주범들은 표를 갈라치느라 여념이 없고 한때 잠시 뭉쳤던 '탄기국'의 모습은 이젠 레전드가 되어 대한문 앞에서 추억으로 몽실거릴뿐 '국민혁명당'이니 '자유민주당', etc, 셈법도 민망하다.

석열아, 제발 한 번만 잘못했다고 사과해라. 그러면 용서해 줄게. 박근혜 대통령이 저리 안쓰러운데 아무리 네가 대세라 한다지만 한 마디 변명도 못 들은 채로 너를 찍어 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 광주에 가서 518묘를 쓰다듬은 것도 이해하마. 봉하마을 가서 무릎 꿇고 온 것도. 문재인의 아바타란 것 까지도. 그래 어찌 '한신의 굴욕'임을 우리가 모를손가. 한마디만 하란 말이다. 이놈의 자슥아. 이제와서 생각하니 박근혜의 탄핵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그렇게 하면 가까스로 이겨논 지지율 떨어지는 소리 안 들리느냐며, 이겨놓고 보자는 윤석열의 속내를 '그때 이것들 사그리 감방 처넣고 박근혜 빼내고 나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참회록의 마지막 대목으로 생각해도 좋을지 꼬리까지 내리며 태극기는 처참하게 저자세다.

빛바랜 태극기는 엎드려 절받는 그 작은 몸짓에도 표를 모을 것이다. 힘을 쓸래야 쓸 것도 없는 '노틀 폭력세력 극우파'의 슬픈 모가지를 허공 속에 내맡낀 채로.

2021년 11월 21일

태극기는 그렇게 펄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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