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자 ! 대한민국!
아프간 민주화 포기하지 마라! 본문
![]() “저는 79년생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하니 나온 이 한마디에 한국 사람 다 됐구나 싶었다. 그런데 국적은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이다. 아프간에서 한국인 아내를 만나 10년 넘도록 한국에 살면서 아프간 국적을 유지한 이유는 단순했지만 무거웠다. 그는 “언젠가 제 조국, 아프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그곳의 선교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 ‘79년생, 아프간 남성’ D씨를 만났다. D씨는 “2주 넘도록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형제 이야기로 아프간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형제들 중 한 명이 미국 정부와 일했어요. 그의 가족이 미국에 올 수 있도록 미군에서 서류를 제공했는데 공항까지 가는 게 쉽지 않았대요. 아이들이 있어 탈출을 포기했는데, 다음 날 공항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어요. 미군이 모이라는 장소로 가는 그 길이었다는데 저희 형제 가족도 테러에 희생될 뻔했죠.” D씨는 자신처럼 아프간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희망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아프간 인구 99%가 무슬림인데 실제 믿는 사람은 10%고 나머지는 이슬람교가 문화일 뿐”이라며 “걱정되는 건 아프간 사회를 이끄는 리더들이 10%에 해당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기독교인으로 사는 게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대사관에서 한국에 사는 아프간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어요.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며 기독교인이란 걸 알렸는데 하나 둘 제 곁을 떠나더군요. 예전에도 아프간에서 기독교인은 안전하지 않았죠. 그나마 과거엔 기독교인이 아프간에서 잡혀도 감옥에만 갔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서 죽일 겁니다. 그게 탈레반 시스템입니다.” D씨는 한국에 온 무슬림에게 자신이 복음을 접했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다가와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대학생 시절 미국에서 온 NGO단체의 한 목사를 만났다. 목사는 D씨에게 아프간 언어인 다리어, D씨는 목사에게 영어를 배울 생각이었다. 함께 영어와 아프간어로 된 4복음서를 교재로 공부했다. 그러다 성경과 코란의 4복음서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아이를 잃고 거리에서 울고 있는 여인을 코란은 아이가 아닌 닭이라 기록했다. 평생 코란이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D씨는 목사에게 “왜 다르냐”며 따지듯 물었다. 그때 “닭이 죽었다고 여성이 길에서 울었겠냐”는 목사의 조용한 물음이 그의 가슴을 때렸다. 이후 D씨는 성경이 맞고 코란은 틀리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이후 목사가 소속된 NGO를 통해 한국의 봉사단체 소속으로 아프간에 온 지금의 아내도 만났다. D씨는 한국교회에 아프간을 위한 도움도 요청했다. 그는 “진짜 사랑을 보여주려면 적도 사랑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아프간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 9월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아프간 난민들이 파키스탄과 탈레반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하고있다 2003년 4월 6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자불 주에서 탈레반이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다. 지역 학교 여학생들에게 교과서를 기증하러 가던 일행을 노렸다. 이 공격으로 스물다섯 살의 미국 여성 외교관 앤 스메딩호프가 숨졌다.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하고 국무부에 들어온 그에게 아프간은 두 번째 임지였다. 아프간 소녀들의 교육 여건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고, 국가대표 여성축구팀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했을 정도로 현지에 애착(愛着)을 가졌다. 미국이 아프간을 완전히 빠져나간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스메딩호프의 고향 마을 일리노이주 리버 포레스트 지역신문은 그의 행적을 재조명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20년 만에 다시 탈레반 시대로 돌아간 아프간 사태가 가슴 아픈 까닭 중 하나는 스메딩호프처럼 아프간의 재건과 자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육군 고(故) 윤장호 하사도 그런 경우다. 중학교 2학년 때 유학을 떠나 인디애나대에서 회계학·국제관계학·부동산학 등 3개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자원 입대했다. 스물일곱이던 2007년 아프간 파병 복무 중 미 공군 바그람기지에서 현지 기능공들을 인솔하다 탈레반 자폭 테러에 희생됐다. 미군은 바그람 기지에 있던 사제폭발물 훈련센터를 그의 이름으로 명명하며 추모했다. 외국 젊은이들만 스러진 것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IS 호라산이 카불 공항에서 벌인 자폭 테러로 희생된 170여 명 중에는 스물다섯 살의 태권도 선수 모하메드 잔 술타니도 있었다. 카불이 함락되자 그는 태권도 국내 챔피언 인증서를 움켜쥐고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카불 공항으로 달려갔다. 안전이 우려돼 가족들에게 몇 발짝 뒤떨어져 따라오게 했고, 이 판단 덕분에 가족들은 살릴 수 있었지만 그는 짧은 삶을 마감했다. 시절을 잘 탔다면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프간의 재건을 위해 힘쓰다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스러져간 젊은이들의 사연은 더 많을 것이다. 이들이 지켜내려 한 정부는 무너졌고, 국제 사회는 탈레반을 집권 세력으로 용인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수많은 희생은 결국 헛된 것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탈레반이 입에 발린 소리일지언정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공언한 것, 과거와 달리 국제사회가 눈을 부릅뜨고 있다는 것, 이런 변화는 20년간 아프간 재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방법이 문제였을지언정 방향은 옳았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아프간 민주정부 재건에 많은 힘을 보탰던 서방 진영의 일원이며 아프간 청년의 희망의 끈이었던 태권도 종주국이다. 협력한 현지인들을 신속히 국내로 데리고 와 새 출발을 도왔다. 기로에 선 아프간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으는 데 앞으로도 우리의 의미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프칸의 민주화를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며 그 길을 모색하여야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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