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이후 나타나고 있는 우파 진영의 분열 양상은 우려스러울 정도의 극에 달하고 있다.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전열을 정비하는 것만으로도
1년은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모든 구성원과 진영의 인사들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할 경우에 1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그 후는
곧장 대선 정국이 펼쳐진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운 대목은 탄핵 이후 야당에게 가장 호의적인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을 맞았음에도 이번 총선에서 참패를 했다는 점이다. 김형오와
황교안이 원망 스럽다. 우리 같은 초보자가 보아도 이런 공천은 역사상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처음 김형오가 공관위원장으로서 여러 매체를
상대로 기자회견하는 것을 보고 그가 크게 일을 그르칠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때문에 이곳 조갑제닷컴에 김형오가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를 가져달라는
글을 올린 일이 있다.
천하의
권력을 다 쥔 것처럼 오만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이한구를 뺨칠 인물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 글에서 필자는 김형오가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었다. 그러나 김형오와 황교안은 당선 가능성이 아니라 차기 당권과 대권을 염두에 두고 바둑 게임을 하듯
공천을 농락했던 것이다. 선거 한 달을 앞두고 연고지에서 빼내 여기저기 멋대로 밀어넣고 어떤 곳에는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경쟁력 없는
인사들을 마구잡이로 공천을 했던 것이다. 이런 X친 정치인들이 어디 있나.
이미
지나간 총선 실패의 책임자를 더 이상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행태를 다시 상기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행동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 미통당을 이끌어 갈 인물은 적어도 자신의 정치적 욕망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공의로운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교과서적인 주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원칙에 대한 진정성이 없는 자세를 갖고 야당을 이끌어
간다면 끊임 없는 내부 분열과 이권 싸움은 이어지고 증폭될 것이다.
총선
후 리더십이 와해된 야당을 이끌 인사로 김종인씨가 사실상 결정되었다고 한다. 느낌이기는 하지만 그가 이끌어 갈 야당의 미래는 결코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가 70년대생 경제 전문가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작위적인 발언 자체가 야당을 싸움판으로 만들 가능성이 많다.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젊은 리더가 나타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지만 프랑스의 마크롱은 김종인 같은 사람이 점 찍어 키워 놓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의 정치적 역량과 리더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튀어오른 사람이다. 어디서 함량 미달의 어린애를 내세워 억지로 대통령을 만들려고 내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결국에는 또 한번 현재 여당의 정권 연장을 사실상 도와주는 위험한 정치 실험이 될 가능성이 많다.
미통당이
김종인의 정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종인씨의 과거 행적을 볼 때 그는 미통당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상황이 바뀌어 더불당이
부르면 또 다시 거기에 가서 그들을 도울 수도 있는 사람이다. 애국자가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듯 정당은 애당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이끌어
가야 한다. 지금 미통당은 기술자가 아니라 애국심과 애당심은 물론 자기 희생 정신이 확고한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을까? 물론
있다.
홍준표가
김종인에게 "그만하면 오래 했다. 이젠 기웃거리지 말라"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가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과거
뇌물수수 사건을 말하면서 “이제 그만 공적 생활을 정리 하시고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 그만 하면 오래했다”고 했다. 통합당은 오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승인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홍 당선자는 페이스북을 통하여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東大門 乙의 내 공천 문제를 거론 하면서 당 대표를 사퇴한 사람을 공천 주면 안된다고 발언한 기사를 봤다”며 “나는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에게 공천 심사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면서 공천 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당에서는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던 나를 적절한 출마자가 없어서 동대문을에 전략 공천을 하는 바람에 낙선할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출마한
것이다.”
그는 또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언급했다.
“93년 4월 함승희 주임검사의 요청으로 함 검사님을 대신해서 내가 검사실로 들어갔다. 20분만에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뇌물 사건 자백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슬롯머신 사건 고검장 연루 수사를 위해 일시 대검찰청으로 파견 나가 있을 때였다.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당이 이러다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부득이 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