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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천재화가-권한솔의 미술 세계 본문
그림작가 권한솔
“그림으로 희망 전하는 지적장애 천재화가죠”
어릴 적부터 미술에 천부적 소질…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
![]() “그림에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어요. 어느 날은 남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바라보다가 조그맣게 보이는 도로 위의 택시를
정밀하게 묘사해 그려내기도 했죠.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굉장한 집중력을 보여요”
그림작가 권한솔(23·남) 씨의 어머니인 김경희(59·여) 씨의 이야기다. 김 씨는 아들인 권 작가에 대해 평소엔
상대방과 정상적인 대화나 눈 마주침 조차 불가능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면 눈빛이 달라지면서 강한 집중력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권 작가는 첫 돌 때쯤 폐쇄적인 공간에 혼자 있게 된 적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얻었다. 이후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권 작가는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였고, 지금은 미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전시회에 작품울 출품하는가 하면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폐쇄 공간 충격으로 지적장애 1급 판정…어릴적부터 미술에
소질 보여
김경희 씨에 따르면 권 작가는 태어나면서 가정부의 손에서 자랐다. 태어난 지 1년여 되던 때 권 작가가 우연히 집안에
혼자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아파트 경비원이 문을 부숴 권 작가를 구했지만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 당시에는 말을 할 줄 모르니 어디에 이상이 생긴 줄 몰랐죠. 하지만 점차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과 남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어요. 초등학교 입학한 이후에는 확실하게 알게 됐죠”
권 작가가 그림을 처음 접하게 된 시기도 그 때쯤이었다. 어머니 김 씨는 보통 아이들이 유치원 때나 초등학교 입학
이후 접하게 되는 물감을 어린 시절부터 만지고 놀게끔 했다. 덕분에 권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려서 그런지 5~6살이 됐을 때에는 사물이나 캐릭터를 보면 한 번에 똑같이 그려냈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쯤부터는 스케치북 등 미술 재료를 사 줬죠. 하지만 계속 그림을 그리다 보니 사용하는 종이 양이 많아져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A4 용지를 주고 지켜봤더니 자신이 한 번에 그려서 그림이 안 나오면 바로 종이를 버렸어요. 그렇게 그림을 한 번에 그려낼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더라고요”
권 작가의 그림 그리기 놀이는 손가락에 굳은살이 배일 정도로 계속됐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진 셈이다.
“주위 사람들은 ‘천재다’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큐(IQ) 이야기를 꺼내기도 해요. 하지만 천재라는 점이 중요하다기
보다 신체의 어느 한 곳이 닫혀 있다면 몸 속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작품 통해 힘 얻은 사람들 보며 보람…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
권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주변 환경이나 멘토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이다. 폭력적인 영상을 보고 나면 그 장면을
토대로 강렬하고 추상적인 작품을 그려낸다. 멘토가 바뀔 때마다 그림 그리는 스타일이 자주 바뀌기도 한다.
“남자 선생님이 올 때는 남성적인 그림이, 여자 선생님이 오면 여성적인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일반적인 장애인 교육을 위한 패턴 그림 등은 그리게 하지 않아요. 다른 사물이나 장면을 보고 모방해 가며 그림을 그린다면
사회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김 씨에 따르면 권 작가 작품의 강점은 색감이다. 그림을 통해 남다른 색채를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드러낸다. 권 작가 작품 중 2점은 일반인에게 팔리기도 했다. ![]() “어떤 한 가족이 평생교육원에 찾아와 전시돼 있던 작품을 보고 ‘아들 생일인데 선물로 그림을 사 주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요. 석양이 지는 배경에 배를 그린 작품이었죠. 일반 작가들이 그리지 못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작품의 특징이 살아났다고
생각해요”
권 작가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아트포럼 초대전인 ‘꿈꾸는 고래전’을 시작으로 전국장애인 미술대회 특선,
그리다꿈 전시회, 부천 사랑 갤러리 개인 전시회 등 다양한 수상경력은 물론 활동까지 이어가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는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에서 했던 전시회예요. 그때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죠. 지하철을 오가는 사람들이 그림을 오랫동안 감상하는 것을 보고 방명록을 유심히 봤어요. 어떤 분은 방명록에 ‘지친 몸을 이끌고 막차를
타고 퇴근 했는데, 내 앞의 그림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정신이 번쩍 든다. 다시 한 번 힘을 내리라’라는 글을 적었더라고요.
“또 어떤 학생은 ‘시험을 망쳐서 자살하고 싶었는데 이 그림을 보고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적었어요.
그럴 때 그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권 작가는 그림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권 작가를 다양한 그림을 그리면서 세상과 대화하고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그의 역할을 찾아간다. 권 작가의 그림은 밀알복지재단의 성인발달장애인 미술교육지원사업인 ‘인블라썸’의 도움으로 손거울 등 아트상품에 삽입돼
판매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일은 권 작가와 엄마인 저의 사명이죠.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가정은 가족이나
친인척은 물론 사회가 도와야 해요. 기업의 사회적 투자도 필요하죠. 장애를 가진 아이가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가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이 필요해요. 앞으로 그림을 계속 그르게 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하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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