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네기홀에서 연주하세요! ”
해마다 1월이 되면 어김없이 새해인사를 겸해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연주를 권하는
주최 측
메시지가 국내의 지인(知人)을 거쳐 큰 머슴에게 보내온다.
올해도 "카네기홀에서 연주하세요!”라며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
올해 DEC는 정기연주회나 해외연주가 없는 터라
느긋한 맘으로 메일로 온 카네기홀의
연주계획을 살펴보았다.
『10월 1일(主日) 추석연휴 때 카네기홀에서 열릴 2017-미주찬양대합창제는
지난해
주최한 방송국보다 이름이 있는 TV방송국이 주최하고 참가비는 8,000불이며
한국에서 5개단 이상
참가하여 미주찬양대합창제가 성공하도록 대구장로합창단이 앞장 서 협조하면서
다른 단들까지 독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옛 시절 성악도(聲樂徒)의 길에서 방송제작 현장으로 전공을 옮겨 젊음의 열정을 불태운 나의
머릿속에는
카네기홀이란 명성과 전통을 지닌 홀인데…,
이처럼 음악성이나 연주력 따위를 고려하지도
않고
참가비만 내면 누구든 무대에 올라가서 쉽게 연주하는 곳이 아님을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서 늘 황망(慌忙)한 느낌을 갖는다.
카네기홀은 철강왕이자 대부호였던 엔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1 835. 11.
25∼1919. 8. 11/향년 84세)가
재산을 털어 1891년 5월 5일에 개관한 2,800석 규모의 아이작 스턴
홀을 비롯해 모두 3곳의 전문 연주홀이 있다.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석재(石材)로만 건축했기에 소리의 울림이 훌륭해
무대 위나 객석
구석자리까지 똑같은 소리로 전달되기에
가히 세계적인 연주홀로 126년의 역사를 지닌 명소(名所)로 클래식
연주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명실공히 으뜸으로 손꼽히고 있는데
3곳의 공연장은 한해에 무려 200여 회의
각종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한 때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Leonard Bernstein/1918∼1990/향년
72세)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명연주와,
서인도제도 전통음악 칼립소(Calipso)의 제왕 하리
베라폰테(Harry Belafonte)의 1959년 카네기홀 콘서트 실황을 담은 LP레코드는
20세기
최고의 골든디스크(Golden Disc)로 지금까지도 올드 팬들의 애호(愛好)속에 인정받고 있기에
지난
시절 방송현장인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이 LP를 즐겨 방송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카네기홀은 아무나 쉽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그런 연주장이 아니다.
엄격한 심사규정이
있어서 권위에 걸맞은 연주수준과 품격을 갖추지 않고는 아예 신청할 수도 없으며
혹 신청했더라도 위원회
심사를 통과 못하면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강력한 규정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경영 탓에 문턱을 낮추고 고유한
전통까지 헗어버렸다고….
요즘의 카네기홀은 연주수준이나 품격 따위는 아예 상관없다.
홀이 비었거나 대관료만 내면
누구든지 무대에 설 수 있다.
그리고 온갖 방송국이란 이름을 내건 주최 측에서 현지의 몇 한인교회와
장로찬양단에다 찬양열기가 뜨거운 국내의 여러 단에게
카네기홀의 옛 명성을 빌미(?)삼아 미동부-캐나다 관광코스를
들러리로 끼운 일정과 여행경비가 담긴 안내서를
해마다 지인을 통해 보내거나 직접 한국을 방문을 하면서
유치작업을 펼치고 있다.
그래도 다행스럽고 감사한 느낌이 든다.
장로들의 연주회 장소로 시민(문화예술)회관
사용을 ‘특정종교단체의 행사로 규정’하고 대관 승인을 않는 국내 홀의 심사규정이나,
승인하는 억지조건으로 남의
눈총 탓에
어떨 수 없이 우리가곡이나 세계 민요 따위를 한 스테이지 쯤 반드시 연주해야하는 우리의 실정에
비하면 가히 꿈같은 현실이다.
다만, 연주홀 실무자나 지역의 시장과 기관‧단체장들이
지역여론의 중심체인 원로급
장로들의 연주회를 흔쾌히 허락하고 축하를 겸해 참석까지 하는 몇 지역 단의 연주장을 직접 갈 때마다
늘
부럽고 돋보이는 느낌이 든다.
이렇듯 우리의 딱한 실정을 감안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시대변화에 빠르게 변천을
시도하고
126년의 오랜 전통을 지닌 시설을 훌륭히 관리‧운영하면서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들로부터 동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카네기홀의 획기적인 파격과 그 대담성(?)이
감탄과 함께 좋은 본보기로
다가옴은 왜일까?
새해 첫 주간에 메일로 받은 ‘2017-미주찬양대합창제의 안내서’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우리나라의 연주 홀들도 틀에 박힌 엄격한 대관규정 따위를 송두리째 없애고,
현실에 맞게 빠르게
고친 카네기홀의 변화를 지금부터라도 닮았으면 하는 것이 새해의 작은 소망으로 여긴다.
“카네기홀에서
연주하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주신 분께 감사드리며…
♥ DEC17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2월 9일(木) 서울역 KTX회의실에서 2017년 전국협회
정기총회를 마친 29개 단 대표들…
♪ Phil Coulter
Piano-Whispering Hope/(희망의 속삭임) ♪
☞ 윈도우 7으로 만들어 음악이 들리지
않아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피로...☜ -www.dechoi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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