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거짓말하면 지난 인사청문회 이후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친박권력형비리게이트 대책위원회 전병헌 위원장이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성완종 긴급 대책위원회’에서 이완구 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의 당사자인 이 총리가 첫날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석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 대선 불법자금 및 개인적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철저한 의혹규명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전 위원장은 또 이 자리에서 “성 회장이 죽음을 통해 증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박 대통령의 측근이며 새누리당 실세” 라며 “차떼기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아무리 빨간색으로 덧칠했어도 차떼기라는 본색은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 확인된 셈” 이라고 지적하고, 실체적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첫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질의자 역시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해 신기남·홍영표·이인영·박완주 의원 등 당내 주력 저격수들을 전진배치했다.
이에 따라 이 총리가 이날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또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어떤 추가사실을 폭로할 지가 이번 대정부질문의 최대 관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총리실은 당초 지난 10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정치자금 정황이 담긴 메모지에 이 총리의 이름이 확인된 후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은 19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이미 오래전부터 남다른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최근엔 지난해 5월 이 총리가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에도 당시 몇몇 충청권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 신분으로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성 전 회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성 전 회장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지역 모임 등을 통해 “이완구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추대될 것이 확실하다”고 확신을 내비쳐 왔다. 이는 정 전 회장을 중심으로 한 모종의 물밑작업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아무리 동향이라 하더라도 일정부분 친분이 없으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1주일 전 쯤 개인적 만남을 가졌다는 한 정치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가 자신의 도움 요청을 거절한 데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또 성 전 회장이 죽기 전날까지 이 총리의 이름을 거명하며 울분을 토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일방통행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둘 사이가 상당히 깊은 관계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자칫 이 총리가 13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러한 내막과 자신의 이름이 올라간 이유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 불거진 거짓말 논란에 더해 최악의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역시 12일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당사자로서도 대정부질문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