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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가니"에서 장로역을 맡았던 장광집사.. 본문
![]() ”영화 '도가니'에서 장로역을 맡았던 장광 집사..."
“배우 정진(70)씨가 10년 선배였는데 성우 시험 보지 말라고 저를 엄청나게 말렸죠. 당시 동숭동에서 연극 주인공을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너는 조금만 더 하면 주인공 할 수 있는 조짐이 보이는데 거기(방송국 성우) 들어가면 못 나오니까 절대 가지 말라’고 진짜 많이 말렸어요. 그때 연극을 같이 했던 친구가 이승철(영화배우 이청아의 아버지) 김갑수였어요. 김갑수는 조금 후배였는데 연극에서 한 우물을 파다가 영화에 스카우트되면서 배우로서 여러 장르를 섭외했죠. 정진씨도 그런 걸 저한테 권유했다고 봐야죠. 어떻게 보면 제가 너무 빙 돌아서 오지 않았나 싶어요.” 성우 장광(59)은 영화배우로는 단 한 번의 조연으로 떴다. 그는 영화 ‘도가니’에서 장애 학생을 성폭행한 쌍둥이 교장과 행정실장을 1인 2역을 맡았다. 그의 연기가 물렀다면 세상은 이렇게 시끄럽지 않았을 것이고, 광주 인화학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학교 노릇을 했을지 모른다.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어요. 반향을 일으켜서 누적된 문제들이 해결되는 모습이 보이니까 감사하죠. 오늘 신문을 보니 이렇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왜 지금까지 미뤄왔는지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하더라고요. 꼭 뭔가 터져야만 해결하는 게 참.” -인화학교로선 긁어 부스럼 낸 셈입니다. 항의는 없었습니까. “저한테는 없었고요. 제작자, 스태프들이랑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 들으니까 저항 같은 게 굉장히 많아서 힘들었다더라고요.” -학교 측에서 항의했다는 겁니까. “그렇죠. 또 영화에서 교장이 다닌 교회가 무진교회로 나오는데 실제 무진교회가 광주에 4군데 있대요. 사건하고 관계없이 이름만 같은 교회들이에요. 그것 때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아침에 내린 비로 축축한 서울 문래동의 야외는 차갑고 스산했다. 도가니 도입부에서 주인공 강인호(공유) 앞에 펼쳐진 안개 도시 무진(霧津)의 첫인상이 겹쳐졌다. “배역이 그러니까 왠지 죄인이 된 것 같아서 얼마간 움츠려 있었어요. 친구들이 밤길에 뒤통수 조심하라고도 하고, 실제로 옛날엔 그런 일 많았다니까 은근히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연기 잘 봤다, 연기 잘하더라, 같이 사진 찍자, 이런 말 듣고 많이 풀어졌죠.” -영화 보고 자신도 분노했다고요. “분노는 이 사람이 일으켰어요.” 이 자리엔 그의 아내인 배우 전성애(55)씨가 동석했다. 전씨는 지난해 방영된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거성가(家) 식모 공주댁으로 출연했었다. 그가 미간을 찡그리고 말했다. “시사회 때 보고는 자리에서 못 일어나겠더라고요. 일부러 맨 뒤에 나가는데 기자 분들이 사진 찍을 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어요. 한 영화사 관계자 분은 저한테 ‘어떻게 저런 분하고 사느냐’고 농을 하시는데, 어우 저는 정말 싫어가지고요. 그날은 하루 종일 쳐다도 안 봤어요.” 그는 “아유, 미안해”라며 남편 손을 도닥거렸다. “그런 얘길 나중에 하니까 이 양반도 놀랐나 봐요. 촬영 전에 이미 같이 고민했던 부분인데 제 반응이 그러니까 서운하기도 했을 거예요.” -결국 연기 잘했다는 말 아닙니까. “그렇게 볼 수도 있죠”라면서도 전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연기자로선 저한테 그런 기회가 왔다는 게 감사하죠. 영화 쪽에선 무명이잖아요. 그냥 착한 배역이고 지나가는 역할이었다면 전혀 얘기가 안 됐을 거 아니겠어요? 그러나 배역의 도덕적 문제에 대해 물어보실 땐 곤란하죠.” -왜 곤란합니까. “정말 나쁜놈이잖아요. 철면피 같은 인간이고. 그런 배역을 할 땐 도덕성 문제를 좀 생각해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으니까 걱정을 했어요.” -감독이 기독교 안티 아닙니까? “절대 그런 분은 아니에요. 장로나 교회를 비하하려고 만든 영화 아니냐는 분도 있어요. 만약 이게 꾸며낸 이야기라면 그런 말도 들을 수 있겠죠. 그런데 이건 실화니까. 사실 책 내용이 더 진하고 파격적이에요. 영화는 책의 3분의 1이나 됐을까요?” -출연 계기는 뭡니까. “꼭 도가니를 해야겠다는 건 아니었어요. 그전에도 2, 3년간 다른 영화 오디션을 몇 번 봤었죠. 그런데 그건 다 떨어지고 이번에 도가니가 된 거예요. 연기자로서 여러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아이들을 유린하는 장면이 연기라지만 쉽게 되던가요. “각오는 했지만 심적 부담이 있었죠. 과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어디까지가 제대로 보여주는 걸까. 그런데 전혀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생각보다 수위가 낮았어요. 제가 애들한테 괜찮으냐고 물어보니까 다 알고 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전씨가 “약간 섭섭했지”라며 말했다. “촬영 끝나고 애기들이랑 친하면 좋은데 무서운 역할이니까 남편한텐 안 오고 공유한테만 매달리는 거예요. (남편이) 애기들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렇진 않았어. 물론 공유하고 더 친한 점엔 그게(서운함) 좀 있었지만. 나는 나이도 좀 있으니까.” 영화에서 장로인 교장과 행정실장의 악행은 기독교인의 이중성을 부각시켰다. 전씨는 “우리도 기독교 신자라서 그걸로 제일 크게 고민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광은 서울 온누리교회 집사다. “며칠 전 성가대 연습이 있어서 평일 저녁에 교회를 들렀는데 부목사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목사님이 아주 반갑게 악수를 청하면서 ‘영화를 두 번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경종을 울리는 영화이기 때문에 크리스천이 꼭 봐야 한다’고 하셨어요. 장로뿐 아니라 목사나 다른 직분자도 깨어 있지 않으면 얼마든지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거예요.” -원래 성격은 유순하다면서요. “제가 좀 잘 참는 편이고요. 무슨 일에 부닥쳤을 때 급하게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도가니 교장도 겉으론 인자하지 않습니까. “절 아는 분 중엔 제 얼굴 보면서 ‘저 사람 속에 저런 거 있지 않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중성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나 생각은 해요. 다만 자기 속에 있는 더럽고 악한 것들을 이겨내느냐 마느냐는 각자에게 맡겨진 신앙의 경주랄까.” 전씨가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 “그 사람은 하나님 만난 사람이 아닌 거죠.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지. 진짜 기독교인은 그렇게 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은 장로나 기독교인이 아니야. 신앙을 타이틀로 이용하는 사람이지.” -장로 되긴 그른 거 아닙니까. “전혀 신경 안 씁니다. 장로에 대한 욕심도 없지만 제 의지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작년에 교회에서 저를 장로 피택 대상으로 올리려고 했는데 제가 못 하겠다고 고사했어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장로가 되면 보이지 않게 여기저기 물질적으로 헌신할 일이 많잖아요.” -살면서 악역을 해 본 적 있습니까. “저는 정말 못해요. 집사람하고 저는 나쁜 짓 하고 나면 가슴이 떨려서. 예를 들면 운전 중에 전화하다 교통순경 보면 얼른 내려놓잖아요? 우린 그러고도 이게(가슴) 안정이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찝찝한 일이 있으면 본인이 불편해서 못 견뎌요.” 전씨가 “누가 집에 온대서 금방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장광은 빚더미에 앉은 이야기를 했다. “7년 전쯤 경기도 양평에 땅을 샀는데 이중계약을 했던 거예요. 아는 사람이 중개를 했어요. 그 친구도 몰랐다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때는 제 욕심이 컸어요.” 같은 시기 투자용으로 산 아파트들의 가격은 기다렸다는 듯 곤두박질쳤다. 지금 그 이자로 허공에 날려 보내는 돈만 월 150만원이다. 초기엔 500만원에 육박했었다. “완전히 막차를 탔다 그럴까? 가격이 제일 올랐을 때 샀던 거예요. 제가 20여년 성우 하면서 바빴거든요. 잘 벌었다는 얘기죠. 그걸 다 쓰고 빚까지 졌어요. 아직 다 해결이 안 된 상태예요.” 일거리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성우가 더빙하던 한국영화는 동시녹음 방식으로 바뀌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론 외화(外貨)가 달려 외국 영화도 자막을 달거나 한국영화로 갈렸다. 장광은 나이를 먹었고, 일은 더 줄었다. 장광은 “그런 몇 가지가 겹쳐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 집사람은 아침에 눈 뜨기도 싫다고 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렇게 어려운데 교회에서는 순장(구역장)을 맡겼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처지였죠. 매달 이자에 쫓기고 번민도 많은 상황이었는데. 하나님이 훈련시키시느라고 이런 일도 주시는 것 같다는 깨달음이 그때 들었어요. 교회의 성경 일독(一讀)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아내랑 매일 거실에 앉아 정말 미친 듯 성경 공부를 했죠. 그러는 동안에는 힘든 걸 다 잊으니까. 금전적으로는 다 잃었지만 기도하면서 식구는 오히려 하나가 됐다고 할까요?” -빚은 언제 다 갚습니까. “(아파트를) 되팔면서 빚을 조금씩 정리했어요. 전세로 들어가더라도 지금 사는 아파트 정리해서 빚 다 갚고 홀가분하게 살려고 해요. 사실 지금 아내가 그것 때문에 부동산에 집 보여주러 간 거예요.” 장광은 어머니 권유로 70년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그때까지 연극을 한 적은 없었다. “1학년 말부터 실습공연을 했어요. 첫 연극이 50분짜리 단막극이었어요. 신문 들고 앉아 있는 역이었는데 너무 떨어서 신문이 덜덜덜덜 떨렸어요. 2학년 때부터는 선배들한테 칭찬을 좀 받았어요.” -왜 성우로 돌아섰습니까. “제대하고 76, 77년도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어요. 선배 중에 성우가 몇 분 계셨어요. 대사하는 게 매끄럽더라고요. 그래서 대사 공부를 2, 3년 하겠다면서 78년 동양방송(TBC)에 성우로 들어갔죠.” -그땐 성우 되기 쉬웠나 봅니다. “그때도 8명 뽑는데 한 1200명 왔어요. 제가 일등으로 들어갔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연극을 해서 대사가 좀 컸나 봐요. 라디오 드라마는 속삭이거나 조곤조곤 얘기할 때도 있는데 조절이 잘 안 되는 거예요. 이건 2, 3년 하고 나가선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못 나왔죠.” -왜 못 나왔습니까. “결혼하게 됐어요.” 장광은 대학 시절 성심여대(현재 가톨릭대) 졸업 공연 연출을 맡은 선배를 따라갔다가 아내 전씨를 만났다. 전씨는 성심여대 연극부원이었다. 두 사람은 80년 12월 1일 결혼했다. 군부가 TBC를 KBS에 흡수 통합시킨 날이었다. 장광은 신혼여행도 못 가고 KBS로 출근했다. “연극은 감을 잃지 않으려고 1, 2년에 한 번씩 했어요. 같이 하자는 섭외가 많았는데 3, 4년 뒤에는 성우로 인정받으면서 엄청 바빠졌어요. 무대에 설 만한 시간이 없었죠.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성급하게 방송국으로 가지 않았나 싶어요.” 그는 85년 프리랜서가 됐다. 만화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깡통 로봇 등 웬만한 TV 만화영화, 극장용 애니메이션, 외화 등의 더빙엔 다 목소리를 내밀었다. 영화 ‘장군의 아들’ 2, 3편에는 김두한(박상민) 목소리를 냈고 애니메이션 ‘슈렉’ 더빙판에서는 슈렉을 했었다. 98년 TV 드라마 ‘3김시대’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이제 영화 출연 제의는 좀 들어옵니까. “일단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배역을 맡았고요. 시청률에 목매는 방송국 국장 역이에요.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지만 다른 작품을 또 하나 섭외 받았고, 얘기 오가는 영화가 하나 더 있어요.” -또 악역인가요. “아닙니다.” -웃기는 역을 해보고 싶다면서요? 그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더빙판에서 변태 지휘자의 목소리를 냈었다. “딸(개그우먼 장윤희)이랑 둘이서 장난도 잘하는데 딸이 저한테 시트콤 같은 게 잘 맞을 거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이것저것 가릴 땐가요? 초보인데 하자면 해야죠.” 글 강창욱 기자·사진 김태형 선임기자 kcw@kmib.co.kr ♪ 흐르는 하모니-파헬벨 캐논변주곡/리베라 소년합창단 ♪ ![]() ![]() ![]() ☞ 여기를 클릭하면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 -www.dechoir.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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