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통령이 1941년에 출판한 『일본, 그 가면의 실체: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Japan Inside Out)을 읽어보면 이승만 대통령은 준비된 건국 대통령이란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결국 이승만이라는 한 뛰어난 영웅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하여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이승만이라는 한 개인의 뛰어난 역량과 원대한 포부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우선 이승만은 새로 건국하게 될 국가의 철학적 기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자유에 대한 확신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다. 그는 미국식 민주주의, 미국식 대통령 중심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승만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진단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전체주의의 바다’ 한복판에 홀로 떠 있는 고도(孤島)에 지나지 않는다.” 이승만은 “민주주의 원칙을 믿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개인주의자들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정부에게 절대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이승만이 말하는 전체주의자는 나치스, 파시스트, 일본 군국주의, 그리고 공산주의를 말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들의 세계분할점령정책에 대해 고립주의를 고수하면서 대응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치 미국의 민주주의는 전체주의의 한복판에 홀로 떠있는 고도라고 지칭한 것이다.
특히 이승만은 평화주의자들을 경멸하였는데 “평화주의자들은 ‘전쟁으로는 결코 어떠한 것도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전쟁은 기독교교리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평화주의자라는 것은 단순히 현실도피의 수단에 불과하며, ... 크리스천들은 깡패와 같은 국가에 대항하여, 하느님으로부터 그들에게 부여받은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하여 칼을 빼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애국심은 당파를 초월해야 한다”면서, “국가의 일관된 대외정책이 결정되면 모든 국민은 개인의 자유와 부귀와, 더 나아가서 필요하다면 각자의 생명까지도 국가 이익의 요구에 따라 기꺼이 희생되어야 한다. 이같은 희생정신이 결여된 국가는 존립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승만이 이렇게까지 평화주의자들을 매도하는 이유는 전체주의국가들이 군사력을 키워 전쟁을 불사하며 점점 미국을 겨냥하여 진격하고 있는데도 전체주의국가의 선전에 놀아난 미국의 소위 평화주의자들이 한가롭게 전쟁반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승만은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론자는 제5열(간첩)과 같이 위험하고 파괴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승만은 미국의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소위 평화주의자를 경멸하였다. 어느 날 이승만 박사가 평화애호자들이 함께 커피 타임을 가지고 대화하기를 희망하여 신사중에서도 신사다워 보이는 어느 평화잡지의 발행인의 집에 초대되어 간다. 그 주인은 갑자기 이승만 박사에게 “이 박사, 만약, 당신의 적국이 당신의 나라를 쳐들어온다고 하면 그 때에 당신은 무기를 들고 나가 싸우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주저하지 않고 “그럼요, 나는 싸우겠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러자 그 평화론자는 이승만 박사를 응시하면서 “당신은 군국주의자입니다”라고 말한다. 그 때 이승만은 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이승만은 평화주의자를 존경하지만 “국방과 국가의 명예 특히 민족의 독립을 위한 모든 종류의 전쟁을 거부하는 반전론자들은 제5열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위험하고 파괴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 이승만은 “그러므로 조국의 위하여 싸우지 않는 반전론자들에게 필자(이승만)로서는 물론 공감할 수 없다. 앞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나(이승만)는 과거는 물론 지금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평화주의자이지만 미국인으로부터 군국주의자라고 불려지는 것은 참기 어려운 모욕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승만은 미국이 소위 평화주의자들에게 호도되지만 않았다면 한국이 주권을 잃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한다. “실제로 만약, 35년 전에 내가 군국주의자이고 또 세계 각국이 일본의 한국침략을 방관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과 같이 ‘나라 없는 백성’의 한 사람으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절규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1882년에 맺은 조약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화를 애호하는 한국”이 “조선왕조의 통치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또한 2천3백만의 한국 국민이 ... 대대로 적국인 일본의 노예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서 ‘불법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나타내었을 때’ 조선의 왕실은 조약대로 그 중재권의 행사를 미국정부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의 그와 같은 요청에 대하여 미국 측으로부터 아무런 합당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필자(이승만)은 차제에 미국인을 향해서, 합중국은 항상 자국의 의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를 따져 묻고 싶다”고 절규한다.
그러면서 이승만은 미국이 리더쉽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 “세계는 리더쉽을 필요로 하여 왔다. ... 극동의 여러 국가와 유럽의 몇몇 약소국가들은 그것을 미국에서 구하려고 했지만 실망하고 말았다”고 미국을 질타한다. “현재 아시아, 유럽에서의 혼란한 무정부적 사태는 전적으로 현명한 리더쉽의 결핍에서 기인되었다. 인간사회는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리더쉽이 필요하다. 전체주의의 조직은 독재자가 없이는 그 존립이 불가능하다. 민주주의적 사회도 행정수반이 없으면 그 기능을 유지할 수가 없다” 고 말한다.
그러면서 미국이 세계적 리더로서 역할을 하여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미국이 영토확장식 야망이 없는 유일한 국가라는 것을 알았다. 미국의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 평등 정의사상은 전인류를 고무하는 큰 원천이 되었다. 풍부한 자원, 강인한 정신력과 천부적 재능의 자유로운 개발, 그리고 사라들 사이에 미칠 수 있는 무제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질서를 아주 용이하게 시대에 뒤쳐진 약소국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과 같은 모험을 무릅쓰면서 까지 새 질서를 세계에 보급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고 아쉬워한다.
그리고 이승만은 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해서는 영국과 미국이 힘을 합하였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영국이 영일동맹을 맺어 미국과 대결함으로서 오히려 전체주의의 확산에 기여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불행하게도 대영제국은 미국과 협력해서 두 민주주의 패권을 유지시키는 것보다 오히려 미국과의 세계무역경쟁에 몰두하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동양인의 존경과 신뢰를 받던 영국이 일본과 동맹을 맺게 됨으로써 세계적 강대국으로서의 대영제국의 쇠퇴의 길이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할 수 없이 소련에 의지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중국이 공산화 된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이승만은 또한 “수억의 중국국민이 공산화되면 미국에 대해서 크나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승만은 1910에 한국인은 뼛속 깊이 사무치는 고통을 겪었다고 말한다. “한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던 열강국들은 다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그들은 모두 팔짱낀 방관자들로 구경함 하고 있었다. 한국을 동정하는 척도 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뒤돌아서는 ‘겁많고 절 떨어진 한국인’의 희생이라고 조롱하고 있었다. ... 조약국이었던 미국과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한국이 세계평화의 제단에 놓여진 최후의 희생물이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아픈 속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이승만은 아직도 “미국인은 적군이 문 안에 들어서고 포탄이 머리 위에 떨어질 때까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미국의 방관주의를 경계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대 영국, 자유 프랑스 및 그 밖의 자유 애호국가와 협력하여 미 합중국은 제국주의적 대군주나 독재자의 입장이 아닌 큰형님의 입장에서 선두에 서서 주도권을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미국이 리더쉽을 행사하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미국에게 “일본과 거래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과 약속하지도 말고 그들로부터 어떠한 것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 .... 미 합중국은 최소한 그들(일본)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부쳐야 할 것이다.. 미 합중국은 활동을 개시하라! 지금 당장에!”라고 조언하였다.
이승만은 이 책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한국의 운명은 세계 자유민들의 운명으로부터, 또한 한때는 자유를 누려왔으며, 당분간은 그 자유를 상실당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운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분명히 단언하건데, 우리가 감히 예상하고 또 희구하고 있는 것보다 더 일찍 세계의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일본인들을 그들의 섬나라에 다시 잡아넣을 것이며, 평화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때에 우리 한국은 전 세계의 자유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또 다시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세계 앞에 당당히 서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승만의 이 예언이 적중하였음을 목격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세계정세에 대한 판단 착오로 북한 지역이 소련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자들 손에 넘어간 채 아직도 그 분단이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이승만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증명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당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일한 영웅이며 만반의 건국의 준비가 되어 있는 탁월한 영도자라는 사실이다. 이 글에서 일일이 소개하지 못하였지만 이 책에는 이승만의 국제정세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자세하고 또 정확하며 또한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정보기관을 보유한 현 정부도 이승만 개인보다 더 정확한 정보나 판단은 하지 못했을 것으로 감히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승만의 뛰어난 역량과 탁월한 리더쉽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승만, 그는 준비된 건국 대통령이었다. 우리는 그가 존재하였음을 감사하여야 하며 그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여야 한다.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 http://blog.chosun.com/cchung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