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이렇게 지독한 경선 처음 봐"
“2002년 편파 방송 국민 판단흐려”
-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창립총회에 특강차 참석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의 방송 보도에 대해 비판한 뒤, 현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과열된 비방행태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일 과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당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해 “검찰까지 끌어들이는 이렇게 지독한 경선은 처음 보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한나라당을 보면 참으로 걱정스럽다. 당내 경선만 잘되면 본선은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경선에 ‘올인’하고 있고, 후보들도 경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본선에서는 당연히 이길 것으로 생각하고 경선에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 97년 신한국당 시절의 경선도 이른바 ‘9룡’이 격돌하는 경선이었고 탈당사태까지 빚어졌지만, 경선과정은 이렇게까지 상대방 죽이기 식은 아니었다”며 “당내 경선에서조차 상대방을 짓밟아 버리려는 행태를 벌인다면 이 후보들이 과연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은 의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햇볕정책의 아류’라고 거듭 비판하며 “한나라당은 우리밖에 대안이 없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경선후보들의 정책공약에도 아쉬운 감이 있다. 대운하다, 페리철도 연결이다 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세계 속의 한국을 도약시키는 개방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방송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보도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고, 2004년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시에도 일방적 보도로 국민 여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바꿔 놓았다”며 “만일 이번 대선에서도 방송이 공정하지 못하고 편파적인 방송으로 국민을 현혹시킨다면 좌파시대의 종식과 정권교체는 또다시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병역 등 이른바 3대 의혹사건을 거론하며 “허위날조된 비방.모략으로, 예컨대 김대업 병풍의혹사건의 경우만 해도 내 지지도가 11.8%포인트나 하락했다”면서 “이는 KBS 등 공중파 방송들이 위 사건들을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무책임하게 방송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KBS의 경우 당시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 말한 대로 병역비리 은폐의혹사건에 관해 95일 동안 무려 101건을 집중 보도했고, MBC의 경우 김대업을 마치 의인 취급해 그의 허위주장을 크게 부각시켰다”면서 “심지어 한나라당 당직자를 불러 대담시키기까지 했는데, 박살이나 돌아왔다. 정직한 말을 하는 사람은 거짓말 잘하는 사람과 말싸움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후보는 TV방송 연설에서 기양건설 10억원 수수의혹 등이 마치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방송을 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암수.꼼수를 쓴 것”이라며 “일부 당직자들이 장수천 의혹 등을 공격할 것을 제의했지만 나는 거부했다. 선거판에서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논리라면 총칼로 정권을 잡은 것을 어떻게 탓할 수 있느냐”고 네거티브 공격을 비판했다.
한편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선 이후 당 복귀설’ 및 ‘제3후보론’과 관련, “주변에서 일부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본인은 그럴 의향이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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