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지근지근...김종인 내가 다 통제하겠다?
'그립' 잡은 김종인…"이준석이든, 윤석열 측근이든 내가 통제"
당 갈등 격화에 또 공개 경고…"이준석, 참을성 있었다면 불상사 안 생겼을 것"
초선들 사이 '갈등 유발' 이준석 사퇴론도…이준석, 초선들과 29일 '끝장토론'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후보와 날선 공방을 이어가는 이준석 대표 등 당내 불협화음을 거론, "앞으로 당내 메시지를 적극 통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22일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21일) 직후 효율적 선대위를 위해 '그립'을 강하게 잡겠다고 말한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특히 일부 초선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하는 등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 중심을 잡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됐다.
김종인 "리더는 이것저것 포용할 수 있어야"
김종인 위원장은 28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고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조금 더 참을성이 있었다면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리더는 이것저것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제언을 평론 취급한다'고 반박했는데, 개인적 충고는 몰라도 대중에게 '내 목소리다'라고 알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후보와 계속 딴소리가 나온다는 것 자체를 국민들은 쉽게 납득을 못 한다"고 부연한 김 위원장은 "이제부터는 여러 당내 메시지를 적극 통제하는 등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년 3·9 대선이 이 대표의 정치생명과 연관됐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은 "대선을 반드시 이겨야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보장된다"며 "내년 대선이 잘못되면 당에 부정적 낙인이 찍혀 지방선거나 총선도 희망이 없다"고 압박했다.
尹 말실수, 尹 측근 겨냥 "메시지 통제 적극 나설 것"
윤석열 후보의 연이은 '실언'을 비롯, '측근' 통제도 예고했다. "윤 후보는 26년간 몸을 담은 검찰의 기질이 몸에 박혀 있는 채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라고 전제한 김 위원장은 "그래서 말을 할 때 정치적 실효를 얻을 수 있을지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효과가 있는 메시지가 나가도록 선대위가 도와줘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말에 영향을 미치는 소위 주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내가 달라질 것"이라며 "메시지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허위 이력 기재 등과 관련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대국민 사과(26일)에 대해서는 "해가 넘어가기 전에 사과를 했으니 선거를 챙기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대표와 개인적으로 소통해본 적은 없지만, 윤 후보에게 '사과를 한 번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윤석열 후보에게 '그립을 강하게 잡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이 조금 더 그립을 강하게 잡고 하시겠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좀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쓴소리'는 하루 뒤부터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일반 국민에게 감흥을 주는 메시지가 안 나온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와 가까웠다는 사람들이 조금 오버하는 측면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데, 그건 앞으로 확실히 할 것" (지난 23일 선대위 회의) 등 윤 후보와 비대한 선대위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27일 선대위 회의에서는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이 많다. 그것이 과연 선거에 도움되는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시고 발언하라"라고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당대표는 당대표로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당대표가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본인이) 알 것"이라고도 했다.
일부 초선, 이준석에 경고장… "29일 초선과 만나 토론"
김 위원장의 작심 발언은 당 내홍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 이후 일부 초선 의원들은 당대표의 사퇴까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 상황이다. 지난 27일 초선 의원들 간의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정경희 의원을 비롯, 일부 초선 의원들은 28일 오전 당대표실을 방문해 이러한 견해를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와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퇴 의견이 나왔다는 부분도) 그것도 가감없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대표를 찾아뵙고 초선 의총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달했다"며 "우리 대표단과의 모임으로는 안 되고 조금 더 진실한 의사소통을 위해 대표가 초선 의원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가 오는 29일 초선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초선 의원들의 행보와 관련 "이는 민주주의"라며 관대한 입장을 내면서도, 선대위 합류 여지는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모색 정책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이 만약 제대로 된다면 합류 여지가 있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제가 조건부로 선대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게 아니라 선대위가 올바른 방향, 효율 높은 방향으로 기대하는 차원에서 발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가) 이러면 (합류를) 하고 이러면 (합류하는게) 아니다, 이런 것은 제 입장에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들의 견해에 대해서는 "정 의원을 대표로 해서 (초선) 네 분이 찾아왔는데 (이들의) 말씀을 듣고 상당 부분 이해가 갔다"며 "일부 초선의원들의 (사퇴) 그런 의견을 낸 것을 전해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 평가가 있었던 것이고 저는 그런 데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며 "이런 것이 확실히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는 29일 초선 의원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이 토론이 건설적으로 토론하는 좋은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현지 기자 2021-12-28 15:06]